제주자치도 카지노 관리감독 강화했다지만... 개선해야 할 점 여전히 많아

제주특별자치도가 '카지노감독과'를 별도로 두고 카지노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허술한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자치도가 관리감독을 위한 처벌규정을 자체적으로 마련해놨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봐주기'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양영식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제주도정의 카지노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Newsjeju
▲ 양영식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제주도정의 카지노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Newsjeju

양영식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1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가 제주자치도 관광국을 상대로 지난해 결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카지노 관리감독에 대한 개선점을 주문했다.

양영식 의원은 "카지노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는 했지만 지난해 과징금과 과태료 처분 내용을 보니 오히려 행정이 사업자의 편의를 봐준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처분 내용을 보니 고의성이 없다거나 경미한 것으로 판단했던데 정말 그런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양기철 관광국장은 "이 때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터지면서 관광객이 급감하자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할 때였고, 고의성이 없고 경미한 것이어서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제주자치도에 확인한 결과, 도 카지노감독과는 지난해 카지노 영업준칙을 위반한 사업장 2곳과 카지노업을 위반한 1곳에 대해 각각 모두 1000만 원씩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카지노 영업준칙을 위반한 사업장은 게임정산 과정이 적절하지 못했었고, 다른 한 곳에선 법인의 임원이 변경되면 신고해야 하나 그러지 않았다. 관련 조례에 따라 1차 적발 시엔 시정명령이 내려지며, 또 다시 적발되면 사업정지 10일 혹은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허나 제주자치도는 사업정지 10일 처분 대신에 모두 1000만 원의 과징금만 부과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처분 세부내역을 보니 정산서류를 분실한 거였다. 이건 분실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냐. 어떻게 정산서류를 분실한 게 경미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며 "이게 분실인지, 고의적으로 감춰서 은닉한 것인지를 어떻게 알고 고의성이 없다는 걸로 파악했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특히 이 사업장은 1차로 시정명령을 받았고, 두 번째 재차 적발돼 사업정지가 됐어야 했는데도 과징금 내는 걸로 그쳤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징금액이 1/2로 경감받았다"고 지적했다.

양 국장이 "사업자 쪽에서 강한 개선의지를 표명해서 이렇게 처분했지만 향후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면 엄중 대처하겠다"며 사후약방문식 답변으로 나오자, 양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카지노 관리감독 강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표명했지만 이렇게 경감해주는 건 이중적 혜택으로 비춰져 오해 살 여지가 있다"며 "행정이 카지노 이용객의 불편을 걱정해준다거나 영업정지를 내리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 내려준 건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양 의원은 카지노 감독위원회를 두고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양 의원이 "원 지사가 2014년에 합의제 행정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지난해에도 (카지노 감독위원회를)합의제 행정기구로 전환시키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양 국장은 "감사위 조직처럼 만들려고 한 건 맞으나 중앙정부가 부정적이라 합의제 기구가 아닌 심의제 기구로 운영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그러면 카지노 감독을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자문기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고, 양 국장은 "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에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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