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광 의원 "근무 환경 열약한 거 뻔히 알면서 왜 개선 않나" 질타
시설국 신설할 것 조직진단에 반영 촉구... 도교육청 "검토하겠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시설과 행정직군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이 너무 열악하나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는 모양이다.

윤춘광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고현수)가 17일 제주도교육청의 지난해 결산안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도교육청 내에 '시설국' 편성을 촉구했다.

윤춘광 의원은 "지난해 예산에서 안 쓰고 넘긴 돈이 1670억 원, 13.7%나 된다"며 이월액이 과다하게 늘어난 이유를 물었다.

▲ 윤춘광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제주도교육청 내에 '시설국' 신설을 강력히 촉구했다. ©Newsjeju
▲ 윤춘광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제주도교육청 내에 '시설국' 신설을 강력히 촉구했다. ©Newsjeju

고수형 행정국장은 "복합적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추가로 온 것도 있으나 사실은 재정적 여유가 생기면서 시설비에 많이 편성했으나 그게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이월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에 윤 의원은 "돈이 갑자기 많이 생기니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냐. 어디다 써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일할 사람이 있어야 쓸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의원은 "지난 10년간 교육청의 예산이 4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늘었다. 공직자는 100명 정도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제주도청은 600명 넘게 불어났다. 교육청에선 사람이 필요 없어서 안 쓰는 것이냐"며 "행정직과 시설직 교육공무원들이 (업무량 과다로)환멸을 느낀다는 거 모르느냐"고 질타했다.

고 국장이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하자, 윤 의원은 "여론조사를 해봐서 그렇게 대답하는 거냐. 전체가 다 죽을 맛이라고 하더라. 국장 자리에 앉아서 밑에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 처했는지도 모르면 되겠느냐"며 "예산은 남아 도는데 왜 직원들을 안 뽑는거냐"고 비판했다.

이에 고 국장은 최근 수행 중인 조직진단 연구용역 통해서 인력충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저녁에 퇴근하고 가족들과 저녁식사라도 할 수 있게 해야지. 공무원이 무슨 죄냐. 행정직군은 이제 교사들 일까지 떠맡고 있다"며 "지금의 교육환경이 10년 전과 달라졌으면 그에 맞게 교육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게 아니냐. 대체 이석문 교육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조직진단 통해서 얼마나 더 채용하겠다는 거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 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시설국 신설 요구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했으나 확정적으로 반영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Newsjeju
▲ 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시설국 신설 요구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했으나 확정적으로 반영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Newsjeju

고 국장은 "보고서 상엔 73명이라고 나와있지만 지적한 부분 고려하면서 더 증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시설직에 공사 발주한 게 94건이었은데 올해 156건으로 크게 늘었다. 발주를 그렇게 많이 하면 누구보고 그걸 다 관리하라는 거냐. 교육청 시설직들이 신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윤 의원은 "관리를 못하니까 공사가 진행이 안 돼 예산집행이 안 되는 게 아니냐"며 "시설직뿐만 아니라 행정직도 그렇다. 교사만 교육가족이 아니다. 교사들과 같이 움직이는 교육공무원들도 모두 교육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제주도교육청 내에 '시설국' 편성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어차피 시교육청이 도교육청으로 와서 승인받고 있는데 하나로 통합해서 도교육청 시설국으로 승격시켜서 한 군데서 일 처리를 하게 하라"고 제안하면서 "이렇게 일이 많은데 상식적으로 이런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냐. 조직진단을 뭐하라 하나"고 지적했다.

고 국장이 "그 부분에 대해선 고민해왔다. 시설직 통합에 대해선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하자 윤 의원은 이경희 부교육감에게 교육감과 논의해 반드시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지난달에 부임한 이경희 부교육감 역시 "검토해보겠다"고 하자, 윤 의원은 "하겠다는 얘기로 듣겠다"며 "이번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를 기대하겠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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