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화가 이름을 따 '문화의 거리'로 지정한 이중섭 거리는 환경을 개선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였지만 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예전의 환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변화에서 오는 미래의 불안함으로 인해 우리는 불확실한 동그란 사각형을 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인도를 보수하고 가로등을 교체하는 수준에서 이중섭 거리가 변화되어지기를 바랐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다행히도 거리 지정 후 10여년이 넘도록 별다른 변화가 없던 이중섭 거리에 서귀포시에서는 지난해에 주민이 참여하는 보행자 우선 도로사업을 추진하였다.

주민 주도로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견을 모았으며. 그 의견은 공사계획에 반영되어 안전하고 편안한 사람 중심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이중섭 거리로 탄생되었다.

당연컨대 사업 추진의 성공 동력은 긍정의 주민 참여이다. “안 된다.”는 부정이 아니라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긍정의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다. 무상으로 나무를 심어주신 주민도 있었고, 공사로 인한 매출 감소에도 불평 한번 하지 않으신 주변의 상인들....

주민 모두가 자기의 일처럼, 자기 위치에서 작은 힘이나마 거리 변화에 참여하고 보태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사가 마무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도로 단장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이 ‘차 없는 거리’를 추진하고자 다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1월 정방동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 없는 거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고, 상가 및 건물주를 대상으로 기본 구상에 대한 설명회도 가졌다.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 참여를 위해서다.

설문 결과 ‘차 없는 거리’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을 한꺼번에 바꾼다는 것, 불확실한 미래예측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주변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좀 버거울 수가 있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이렇게 한번 해보자”라는 긍정의 힘으로 ‘주말 차 없는 거리’를 4월 1일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지난 해 네가티브적인 갑론을박으로 시간적 낭비만을 초래했던 중정로와는 사뭇 다른 일이다.

이제 이중섭 거리의 상인과 주민들을 중심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의 위기의식을 인식하고 서서히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변화의 몸부림에 우리 서로가 긍정의 힘을 보태보자.

이중섭 거리의 ‘주말 차 없는 거리’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차 없는 거리’에서 느낀 행복 바이러스가 명동로, 청사로, 중정로로 전염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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