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제주본부, 감사위에 채용 과정 특별감사 요구

선거공신 또는 측근인사를 하지 않겠다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자 공무원들이 분개했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지난 7월 25일과 8월 21일 양일간에 걸쳐 열린 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와의 면담 자리에서 "외부개방형은 IT분야 등 전문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특히 항간에서 우려하는 선거공신을 챙기지는 않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

하지만 원 지사의 공언은 보란 듯이 깨졌다. 이번 개형형 직위에서 선거공신과 측근들이 대거 임용됐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지난달 28일 소통혁신정책관(3급)에 김승철(57) 시사제주 대표를 포함해 개방형 직위 5명을 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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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는 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공신 인사를 즉각 면직시키고, 감사위원회에 이들의 채용 전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Newsjeju

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는 1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공신 인사를 즉각 면직시키고, 감사위원회에 이들의 채용 전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왕적인 도지사의 권력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임명된 자들을 볼 때 원희룡 지사의 단언에 신뢰를 갖기 힘들다. 이번 임명은 도의회 및 공무원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이어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재임용 된 강영진 공보관(4급)을 겨냥해 "임용기관도 채우지 않고 사표 낸 자를 다시 채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당키나 한가. 민선7기 공보관은 민선6기 공보관이였다. 임기가 수년 남아 있음에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원 지사 선거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재임용됐다"고 비판했다.

소통혁신정책관(3급)에 임명된 김승철 전 시사제주 대표를 향해서도 "그의 공무원 경력은 원 지사가 적폐라 하는 우근민 전 도정에서 정책특보와 투자진흥관을 했다. 이러한 공무원 경력이 소통혁신정책관의 채용심사에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선거운동 참여자가 재임용되고 도민이 납득할 수 없는 자가 임용되고 있다. 이것은 과거 원 지사가 물리치겠다는 적폐에도 없었다. 지금껏 제주도지사 선거 중 이처럼 공무원 윤리를 짓밟은 최악의 사례는 없었다"고 질타했다.

특히 "공무원조직에서는 고위직 공무원에 대해 ‘일과 상관없이 선거개입을 통해 진급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갖게 하고 있다. 젊은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해 진급하기 보다는 선거에 뛰어들어 진급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자신이 임명해 제주시 인사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전 제주시장의 뒤를 이어 제주도청 마저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 이상 묵묵히 일하는 6~7급 공무원은 이번 채용을 보고 한숨을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무원 수를 공개하고 본인이 약속했듯 선거공신 인사는 즉시 면직시켜라. 아울러 채용된 자들에 대해 심사기준 및 채용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감사위원회는 이들의 채용과정에 대해 특별감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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