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직장갑질119 운영 결과, 피해 사례 봇물
민노총제주, 갑질 공부방 제보자와 공동 대응

100일 간의 '제주직장갑질119' 운영 결과, 상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매월 4대 보험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임금에서 떼어갔음에도 실제로는 4대 보험에 가입 되어 있지 않았던 어느 식당 등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제보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제주직장갑질119'는 노동조합이 없는 제주지역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겪게 되는 갖가지 갑질 행태에 대해 속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온라인 공간으로, 지난 6월 25일 민주노총제주본부 미조직노동자조직위원회와 도내 법률가, 노동전문가 등이 참여해 개설했다.

제주직장갑질119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도내 갖가지 직장갑질 행태에 대한 사례를 접수 받고 있다. 도내에 적극적인 홍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1회 가량 꾸준히 사례제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는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마땅히 하소연 할 곳 없는 다양한 직장갑질 사례가 제보됐다.

민주노총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이후, 임금체불부터 상사의 따돌림까지 다양한 형태의 갑질이 제보됐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장맘에 대해 이유 없이 인격모독과 따돌림을 펴붓는 상사, 매월 4대 보험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임금에서 떼어갔는데 실제로는 4대 보험에 가입 되어 있지 않았던 어느 식당, 이에 대해 노동자가 항의하자 오히려 해당 노동자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소한 갑질사장 등 다양했다.

또 아르바이트생에게 퇴근 전 밥먹고 가라고 강요하면서 밥값을 월급에서 공제하는 식당, 계속적으로 지급됐던 월 10만원의 수당을 '사장맘대로'라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는 사장, 회사가 어렵다면서 일방적으로 매일 1시간씩 근무시간을 줄이고 휴업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사장 등 다양한 사례가 터져 나왔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오픈채팅방의 한계를 넘어 직접적인 사례제보를 한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도내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P공부방에 대한 사례였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P공부방의 경우 제주직장갑질119 쪽으로 여러 명의 제보가 있었고 현재는 제보자들을 직접 면담하면서 공동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도내 곳곳에서 쉽게 접하는 <교사급구, 13시~18시, 월 250만원 이상>의 공부방에 관한 사례이다.

유명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공부방으로서 교사의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을 투여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실제 공부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광고의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P공부방의 교사는 출판사측과 위탁계약을 맺고 공부방을 운영한다. 형식으로는 위탁계약을 맺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로서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P공부방 제주지점으로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한다던가, 지점장과 팀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받는다. 즉, 공부방 교사임과 동시에 특수고용노동자인 것이다.

지점으로부터 받게 되는 업무지시는 오전에는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부모의 연락처를 받아오는 역할을 시작으로 공부방이 끝난 오후에는 주변에 교사 모집하는 홍보전단을 부착하는 역할까지 다양하다. 위 업무는 같은 팀 내 단체 SNS방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벌금도 부과하고 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P공부방 교사들은 본점으로부터의 회원확대(개인별로 실적할당)강요, 연도마감(매년 12월에 지점으로부터 할당된 회원 수를 채우는 것을 의미)강요, 상사매출강요(교사가 새로 모집한 회원을 상사의 성과로 등록하는 것)등 매출강요를 받고 있고, 이를 채우기 위해 유령회원(가짜회원명부를 올리고 교사가 회비를 대납하는 것)까지 만들어서 실적을 채워야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보다는 회원 수 늘리기에 급급한 상황이 되고, 교사모집에 앞장서면서 내가 피해자이면서도 또 다른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직장갑질119는 익명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제보된 P공부방 사례에 대해 제보자들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해당 공부방 교사이거나 경험했던 사람들의 추가 사례를 모집하고, 교사와 본점의 불공정 계약을 개선해 공부방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공동행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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