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 숲 속에 사는 신비의 흑비들기
(천연기념물 제215호, 명종위기종 2급)

▲ 흑비둘기(천연기념물 제215호, 멸종위기종 2급). ©Newsjeju
▲ 흑비둘기(천연기념물 제215호, 멸종위기종 2급). ©Newsjeju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 교수)는 지난 달 서귀포시 법환동 인근에서 흑비둘기(천연기념물 제215호, 멸종위기종 2급)를 구조해 치료를 마치고 자연의 품으로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 흑비둘기는 구조될 당시 유리창에 강하게 충돌해 뇌손상과 쇄골 탈구 소견이 확인된 상태였으나 맞춤형 전담 관리팀이 약 1개월 간 약물치료와 비행능력 회복을 위한 재활훈련으로 상태가 호전됐다.

비둘기과에 속하는 흑비둘기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비둘기 중 가장 크며 온 몸을 덮고 있는 검은 깃털은 햇빛을 받으면 특유의 진주 빛 녹색과 자색의 광택을 나타낸다.

또한,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집비둘기와는 달리 경계심이 많아 인적이 드문 외딴섬, 남해안의 일부 도서지역의 상록활엽수림에서만 한정적으로 서식하는 신비의 새로 알려져 있다.

윤영민 센터장은 “흑비둘기는 후박나무 열매나 섬잣나무 열매를 선호해 가을철 먹이활동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물학적 가치가 높아 종 보전을 위해 제주 전역의 서식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 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사된 흑비들기는 생태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동경로 확인을 위한 개체식별 고유번호가 기록된 가락지를 부착하고 구조됐던 장소에서 자연으로 돌아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근접종(NT)으로 등록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개체이며 제주에서 지금까지 구조된 적이 없는 매우 희귀한 텃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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