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비상대책위원회, 종전 방식의 경매 요구

제주양배추 농가가 서울 가락시장의 경매방법을 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매방법이 하차거래로 전환되면서 수 십억 원의 달하는 유통물류비를 농가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연간 320만 톤의 농산물을 처리하는 곳으로, 제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품들은 가락시장 등으로 몰려들어 경매를 벌인다. 특히 양배추나 월동무의 거래량 중 70∼90% 가량은 제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9월 1일부터 경매방법을 전환하면서부터다. 종전의 경매 방식은 컨테이너에 실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양배추는 망에 담기고, 월동무는 세척된 뒤 비닐에 담긴 후 컨테이너에 실리는 방식이었다. 

이번에 바뀐 하차경매는 팰릿(pallets)에 농산물을 쌓아 올린 후 비닐 랩으로 포장해 지게차로 이동시키면서 이뤄지는 방식이다. 컨테이너 경매방식은 겨울에도 언 피해를 방지할 수 있지만 하차경매는 영상 8℃의 기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상품성이 훼손될 여지가 높다. 

때문에 제주양배추 농가에서는 "하차경매로 인해 농산물의 상품성이 저하되고, 물류비용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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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양배추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농업은 제주도민의 생명줄이다.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 생명줄을 끊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Newsjeju

제주양배추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농업은 제주도민의 생명줄이다.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 생명줄을 끊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방적으로 품목을 선택해 하차거래를 추진함에 따라 연간 유통물류비(37억원 내외)를 제주농가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대책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락시장에 반입한 제주산 양배추는 2만6594톤으로 91.7%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 월동채소류 중 양배추(1152억원)는 월동무(1294억원)에 이어 조수입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배추는 제주농업 소득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유통비용에 따른 농가부채 증가를 조장하며 제주도의 물류대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양배추 하차거래 추진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비상대책위는 그러면서 "제주산 양배추는 현행대로 8피트 컨테이너 단위의 경매를 실시하라. 만일 여전히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제주산 양배추에 대한 가락시장 출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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