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소장품, 제주도 최초의 인문지리서...

▲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02호로 지정된 '지영록(知瀛錄)'. ©Newsjeju
▲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02호로 지정된 '지영록(知瀛錄)'. ©Newsjeju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 소장품 이익태李益泰 『지영록知瀛錄』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02호로 지정됐다.

『지영록知瀛錄』은 1694년(숙종 20) 7월부터 1696년(숙종 22) 9월까지 제주목사를 지낸 이익태(李益泰, 1633∼1704)가 재임기간 중 업무와 제주 관련 역사, 부임지의 임기를 마치고 제주도를 떠나기까지의 행적을 기록한 제주도 최초의 인문지리서이다.

이익태는 1668년(현종 9) 문과에 급제해 1694년(숙종 20) 제주목사에 부임했다. 그는 제주목사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제주의 상황과 폐단을 알게 돼 이를 시정학고자 『지영록』을 편찬했으며, 『지영록』의 ‘영瀛’은 제주의 옛 이름인 ‘영주瀛州’를 의미하는 것으로 책이름을 ‘지영知瀛’이라 해 제주의 누적된 폐단을 좋게 바꾸고 후세에 참고하기를 바라는 저술 취지를 밝히고 있다.

『지영록』에는 이익태 제주목사가 제주도의 명승지들을 여행한 일정을 일기체 형식으로 서술했다. 그는 제주도를 돌아보면서 보았던 제주의 경승지 중 열 곳을 선정해 ‘탐라십경도서耽羅十景圖序’를 남겼으며, 이것을 기초로 화원에게 그림을 그리게 해 ‘탐라십경도耽羅十景圖’라는 병풍을 만들었는데 조천관, 별방소, 명월소, 성산, 백록담, 영곡, 산방, 서귀소, 천지연, 취병담 등을 담고 있다. 이는 제주의 명승을 그린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임 기간 중의 공무와 관련한 내용으로는 제주도 각 지역을 돌아보면서 민정을 살피는 과정, 공마貢馬에 낙인을 찍는 과정, 귤과 전복을 진상하기 위해 준비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연무정과 제주목관아의 우연당 중수기도 들어 있다.

또한, 표류인에 관한 기록은 그가 부임하기 이전인 효종대부터 숙종대까지 주로 제주 해역에서 발생하였던 표류기록들이다. 「표한인기漂漢人記」, 「서양국표인기西洋國漂人記」, 「중국인표류기中國人漂流記」, 「김대황표해일록金大璜漂海日錄」등이 있다.

특히 1687년(숙종 13) 표류기록인 「김대황표해일록」은 제주인이 베트남에 표류했다가 어떻게 귀환했는지를 밝힌 희소성이 높은 해양기록이다. 아울러 이들을 싣고 온 중국선원들에 대한 조치가 이후 중국표류인의 송환에 선례를 남겼음을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또 1653년(효종 4년) 서양인의 제주 표착기록인 「서양국표인기」는 네덜란드 하멜 일행에 관한 기록으로 표착지에 대한 내용이 남아 있다.  

『지영록』은 이익태가 목사로 부임한 시기를 중심으로 제주의 17세기 목사들의 업무와 제주 실상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으며, 1704년 제작된 보물 제652호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의 『남환박물南宦博物』보다 8년이나 빠른 것으로 그 의의가 크다.

한편, 『지영록』은 2002년 이익태의 후손들인 연안이씨 야계종친회冶溪宗親會 이완희 선생이 이익태 목사와 관련해 기증한 여러 유물 중 하나로 자료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02호로 지정되게 됐다. 앞으로 국립제주박물관은 이 책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와 연구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이 책은 국립제주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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