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에게 블록체인, 의장에겐 1차산업, 교육감에겐 고교입시 문제 질문 던져져
시간 제약에 청중 질문 3차례 뿐... 정책홍보성 질의응답에 치우쳐 있어 아쉬움도...
올해 2회째를 맞고 있는 '제주정책박람회'가 2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사당과 의원회관 주차장 일대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턴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등 제주도 내 주요 3곳 기관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기관장 토크콘서트'가 개최됐다.
사회자 김병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된 토크콘서트 후반엔 현장에 참석한 제주도민들이 직접 물어보고 3명의 기관장들이 답하는 시간이 있었다.
먼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겐 '블록체인'에 대한 질문이 던저졌다. 한 도민은 "블록체인이 뭐고, 지금 제주도가 추진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블록체인에 대해 짧게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라고 소개한 뒤 도민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지사는 "제주에선 산업공단을 만들 수 없어 청정환경을 잘 살리면서 미래 두뇌산업을 유치해 제주의 젊은이들을 그곳에 투입해야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현재 이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니까 그러한 장점을 살려서 대한민국의 선도적인 특구로 만들자고 건의한 상태"라며 "그런데 이런 것을 이용해 투기나 사기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것을 잘 막아내면서 새싹으로 키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제도적인 준비를 갖추기 위해 의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면서 "그렇다고 블록체인과 관련된 책을 사서 보면 머리가 아프니 도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도남동 주민이라는 한 여성은 김태석 의장에게 "제주가 농어촌 산업이 기반산업인데 이젠 6차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시기"라며 1차산업의 방향타를 물었다.
김태석 의장은 "제주의 1차산업 종사가자 12% 정도 되는데 이는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산업환경은 열악하고 가구당 농가부채가 가장 높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제주의 지역자원을 활용해 6차 산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게 맞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지 집행부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산업이 1차산업이다. 1, 2, 3차 산업을 융합해 6차산업으로 나가야 하지만 제주엔 2, 4차 산업이 없으니 6차고 가기가 힘들다. 이젠 농업에서 4차산업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석문 교육감에겐 역시나 자녀의 진로, 특히 연합고사 폐지에 따른 고교입시 걱정들이 한가득 쏟아졌다. 현장에 있던 학부모들은 "내년부터 고입선발이 폐지된다던데 대책이 있는 거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제주교육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고입선발고사 폐지"라며 "과거는 대입이 정시 위주여서 그에 맞춰 고입도 연결됐지만 이젠 대입 70% 이상이 수시여서 고입 연합고사를 보는 곳이 전국에서 한 곳도 없어 폐지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폐지에 따른 대책에 대해선 "교육수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등 여러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입장에선 당장 봤을 때 불안하게 느끼겠지만 제도가 안정되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한편, 이날 기관장 토크콘서트는 총 5가지 주제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들 던지고 각 기관장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주제거리가 많다보니 심도 있는 질의답변으로 진행되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광객 증가로 인한 안전 및 교통·환경 문제, 인권 등의 주제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노출됐던 내용들이 전부여서 1년 한 차례 열리는 토크콘서트 치고 영양가 있는 자리로 비춰지진 않았다는 평이다.
게다가 청중들의 질의 또한 각 기관장들에게 1차례씩만 던져질 뿐이어서 질문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이들이 상당히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