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시장 내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 강행 여부 두고
"1년 유예 약속받았다"던 원희룡 지사와 "그런 적 없다"는 서울시... 싸잡아 비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허창옥 의원(무소속, 대정읍)은 15일 "참으로 침통한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며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둘 모두를 비난했다.

허창옥 의원은 이날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신청해 현재 서울 가락시장 내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 여부를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서울시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지난 11월 12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에 서울로 올라가 박원순 시장을 만나 양배추 하차경매를 1년간 유예키로 약속받았다며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 허창옥 제주도의원(무소속, 대정읍)이 15일 제주산 양배추의 하차경매 문제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작렬했다. ©Newsjeju
▲ 허창옥 제주도의원(무소속, 대정읍)이 15일 제주산 양배추의 하차경매 문제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작렬했다. ©Newsjeju

 허창옥 의원은 "이튿날 신문지면에 원 지사와 박 시장이 웃으며 손을 잡은 사진으로 보도된 내용이 사실임을 인지시켜 줬다"며 "이에 농업인들은 1년이라는 기간이 짧아 아쉽긴 하지만 유예된 기간 동안 미흡한 사항을 보완해 협의하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겠다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나 이 내용이 기사화되자, 서울시는 이날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박원순 시장이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예고대로 내년 1월부터 차상거래 품목을 모두 하차경매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허 의원은 "과연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허 의원은 "(원 지사가)서울시장과 일말의 교감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즉각적으로 반발이 가능하겠느냐"며 "서울시장의 동의와 결재 없이 이런 해명자료가 나올 수 있는 건지, 도대체 누구와 무얼 협의한 건지 의구심만 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허 의원은 "누군가의 치적을 챙기기 위해 농업인들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는 이러한 행태는 농업인을 두 번 죽이는 사기행위로 지탄받아야 한다"고 비난의 강도를 더했다.

이어 허 의원은 서울시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의 발언을 쏟아냈다.

허 의원은 "서울시의 이러한 입장 되풀이는 제대로 된 갑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로 제주 출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건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탈한 것에 대해 '일제강점지가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일조했다'는 말과 똑같은 것"이라고 힐난을 쏘아부었다.

이에 허 의원은 "이번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대선을 꿈꾸고 있는 정치인들의 신의와 관련된 문제로 봐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데 과연 국정은 어떻게 처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 의원은 원희룡 지사에게 "정치적 목적으로만 제주를 볼 것이 아니라 농업인과 농산물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살펴봐달라"며 "양배추가 대선주자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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