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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륜동 이민영

신규공무원으로 대륜동 주민센터에 발령받아 이곳에서 근무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주민센터를 방문해본 적이 별로 없어 주민센터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었는데 직접 일을 해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일로 주민센터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기도 했었다. 그렇게 무지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업무도 서툴고 모르는 게 많아서 실수도 하거나 당황해서 허둥대기도 하고, 담당이 아닌 업무에 대한 문의는 제대로 안내를 해드리지 못한 적도 많았다. 그럴 때 웃으시며 괜찮다, 천천히 하라는 고마운 분들도 있었고 버럭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같은 상황에서도 제각각 다른 반응들을 보며 때로는 상처 받기도 하고 반대로 힘을 얻기도 했다. 일을 하다 보니 민원인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업무가 익숙해지니 반복되는 민원에 점점 기계적으로 응대하게 되기도 했는데, 나의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상대하는 민원이지만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내가 중요한 업무로 만나게 되는 단 한 명의 공무원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되었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모르는 업무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쉽게 설명해 주고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한 번 물어봐 주는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주민센터를 방문한 민원인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잠시나마 기분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유사 이래로 세상사의 슬픔의 양이 줄어든 적은 없었다. 다만 위로의 노래만이 어떤 때는 커졌다가 어떤 때는 줄어들곤 할 뿐이다.’ 예전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이다. 세상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도 한편으로는 사회가 더 삭막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는 것이 지칠 때도 많은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이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내가 베푸는 작은 친절이나 배려가 타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한 번 더 웃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 보고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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