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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동 복지환경팀 김용우

전봇대에 붙은 스티커나 도로 난간에 걸린 현수막과 같은 홍보 광고물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다. 올해 8월 말부터 서홍동의 생활환경과 광고물 담당자로 근무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던 광고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물을 제거한 뒤, 사무실에 들어와 광고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XX도로 부근에 홍보 스티커를 붙이셨네요.”로 시작하여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이유와 관련 법규를 안내하며 향후 다시 적발될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뒤, 언제까지 제거해 달라는 멘트로 전화를 마무리할 때면 여기서 광고주의 반응이 다양하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광고주, 내 건물에 내가 게시하는 것에 무슨 상관이냐며 으름장을 내는 사람 그리고 혹여는 과태료를 내더라도 조금만 더 게시하면 안 되겠냐고 묻는 사람 등 같은 말을 해도 각자의 처지에서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여기서 나는 어떻게 하면 서로가 함께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행정, 특히 주민센터의 역할은 주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각각의 필요에 부응하고 불편을 해소하여 궁극적으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도달하게 하는 교량과 같다고 생각한다. 즉, 법의 테두리에서 자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 또한 행정의 역할 중 하나라고 본다.

민간은 자신이 판매하려는 시장을 세분화한 뒤, 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주요 고객을 설정하고 해당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지셔닝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현재 추세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소규모 업체들이 광고할 수 있는 활로를 법의 테두리에서 행정이 지원해주면 어떨까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면 불법 광고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보다 쾌적한 우리 동네를 만들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시적으로 본다면 동 단위 또는 시 단위에서 불법 광고물이 밀집된 곳을 파악하고 그 거점에 전광판을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전광판을 이용하는 비용은 업체가 광고를 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에 행정력을 동원하는 기회비용을 뺀 정도로 산정한다면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비용이 조금 더 들지만 파급력을 높이는 방안은 도에서 통신사와의 제휴를 한 뒤, 핸드폰을 사용하는 개인이 동의를 한 경우 개인에게 약간의 인센티브(광고 노출 횟수 당 : 2~3원)를 제공하고 개개인의 주요 관심 분야의 광고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는 개인이 주로 접속하는 사이트를 웹 마이닝 기법 등을 통해 분석하여 관심사를 파악하고 해당 광고를 통화 연결음에 넣거나 특정 앱 실행시 0.5초 정도를 광고에 노출되게 한다면 광고를 하기 어려운 업체가 보다 광고를 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본다. 서비스 구축 비용을 도에서 부담하고 해당 정책을 이용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사용료를 부과한다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 되지 않을까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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