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축산 분야 연구원 달랑 2명, 내년 예산 1700만 원뿐
윤춘광 의원 "이래가지고 제주축산의 미래 얘기할 수 있겠나" 질타

제주도 산 돼지고기가 '청정제주'의 이미지에 호평받고는 있지만 정작 축산분뇨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 내 축산 분야 연구원이 달랑 2명 뿐이고, R&D(연구개발) 1년 예산이 겨우 1700만 원 뿐이라 대체 무얼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한경면 제주시 소재 A축사는 허가 및 등록기준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시로부터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증을 받았다.  ©Newsjeju
▲제주도 내 축산농가. ©Newsjeju

더불어민주당 윤춘광 의원(동홍동)은 5일 내년도 제주도정의 예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제주축산진흥연구원이 연구에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춘광 의원은 "도내 돼지축산 농가들 중에 돈 못 버는 곳이 있느냐. 각종 지원은 하면서 냄새 저감은 안 되는 게 다 연구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이렇게 연구가 소홀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봉훈 축산진흥원장은 "동감한다"고 문제를 인식했지만 정작 답변은 연구 분야가 아니라 축산분뇨 냄새저감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그러자 윤 의원이 다시 "연구분야 문제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예산을 보면 진흥원에 편성된 전체 85억 원의 예산 중 연구비는 1700만 원. 달랑 0.2%뿐"이라며 "대체 이걸 가지고 무슨 연구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건 아예 연구를 안 하겠다는거나 마찬가지가 아니냐. 그러면 비전이라도 그렇게 세우질 말던가. 실행계획 9개 중에 4개가 연구개발사업이다. 그런데 1700만 원 가지고 뭘 하겠다는 거냐"고 질타했다.

정봉훈 원장은 "1700만 원 외에 축산진흥원에서 사용되는 일반비에 연구비가 다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면서 "가축사육 상대로 한 연구사업엔 그닥 돈이 필요치 않아 대부분 일반사업비 내에서 연구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이 "연구하는데 돈이 필요없다는 거냐"고 묻자 정 원장이 "그게 아니라 이미 확보 돼 있다는 것"이라고 하자 윤 의원은 다시 "그러니까 1700만 원으로 다 할 수 있다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춘광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제주도교육청 내에 '시설국' 신설을 강력히 촉구했다.
윤춘광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

이어 윤 의원은 이우철 농수축산식품국장을 불러 이 말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우철 국장은 "R&D 예산이 없다는 것에 대해선 진흥원과 협의해 추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으로 논란을 피해가려 했다.

윤 의원이 "연구비가 이렇게 적다는 건 연구원도 거의 없다는 거 같은데 몇 명이나 있느냐"고 즉답을 요구하자 '2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때문에 윤 의원은 "그러니까 돈이 필요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2명이 제주도 내 모든 축산연구를 담당하고 있다는 게 아니냐. 이건 축산에 대한 행정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말로 행정이 제주 축산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예산을 짤 수 있다는 것이냐"며 "대체 냄새저감 문제가 얼마나 오래 된 문제냐. 아직도 이런 자리에서 걱정하고 질의하는 게 맞는 거냐"고 쏘아 붙였다.

이에 이 국장은 "(더 많은)연구관도 필요하지만 외부와 컨소시엄도 가능하기 때문에 R&D 예산을 좀 더 확보해서 제주축산업 발전에 필요한 연구들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으로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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