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뒤집은 원희룡 지사의 영리병원 '허용' 논리는?
말 뒤집은 원희룡 지사의 영리병원 '허용' 논리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12.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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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권고안에 따른 대안이 없어 차선책 택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 내 시민단체들이 우려한대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인 제주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을 허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영리병원 개원 허가 여부에 대한 브리핑에 직접 나선 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국내 공공의료체계엔 영향이 없도록 조건부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원희룡 지사는 지난 10월 4일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로부터 최종 '불허' 권고안을 받아 안은 뒤 그제까지 줄곧 "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공식 입장으로 '불허'를 천명하진 않았다.

▲ 그간 줄곧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5일 이를 거부하고 허용키로 하면서 제주도 내 시민사회단체들이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Newsjeju
▲ 그간 줄곧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5일 이를 거부하고 허용키로 하면서 제주도 내 시민사회단체들이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Newsjeju

그러다가 이날 '허용'으로 돌아섰다. 제주도민들의 뜻을 거역하면서까지, 모든 비난을 다 감수하겠다면서까지 입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10여 가지나 댔다.

우선 보도자료로 밝힌 공식적인 허가 사유는 ①국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 ②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 재도약 ③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④한·중 외교문제 비화 우려 ⑤행정신뢰도 추락 우려 ⑥사업자 손실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 ⑦현재 채용돼 있는 134명의 직원 ⑦목적 외 사용에 따른 토지반환 소송 문제 ⑧타 용도 전환 불가 ⑨내·외국인 관광객 감소 문제 해결 등이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행여나 불허 결정에 따른 책임소재가 노무현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고 항변했다.

원 지사는 "외국인 의료기관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11월 21일에 의결하면서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며 "이후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5년 12월 18일에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후의 진행과정은 보도자료로 대체한 뒤, 원 지사는 허용 결정을 내린 직접적인 이유를 드러냈다.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원회로부터 받은 권고안은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전환한 뒤 이미 고용된 인력의 실직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이를 존중하고자 우선 녹지병원 측에 비영리병원으로의 전환을 타진했으나 투자자가 그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행정에선 헬스케어타운의 원래 사업자였던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나 애초 사업허가를 내줬던 국가기관이 이를 인수해 비영리병원이나 관련 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이 가능했다면 불허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게 가능햇다면 불허 결정하고 비영리로 전환하거나 인수를 발표할 것이었으나 현실적으로 이 방안에 대한 주체가 없고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시설점검에 나서게 됐던 것"이라며 "최고급 시설을 모두 인수해 운영할 때의 비용이나 자원을 행정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 보고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피력했다.

이에 원 지사는 "공론조사 의견을 전면적으로 반영할 대안이 현실적으로 만들 수 없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선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희룡 지사가 허용 결정을 발표하는 순간 제주도 시민사회 단체 중 일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이건 잘못됐다"며 시위에 나서자 제주도청 관계자들이 곧바로 기자실 밖으로 내쳤다.

의료연대제주지역본부도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의 뜻을 역행한 원희룡 지사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도청으로 들어가려는 원희룡 지사 차량과 이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한 때 제주도청의 모든 출입구가 차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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