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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활력과 김준수

2016년 9월, 나는 서귀포시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벌써 2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주민센터로 발령받아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 두 가지 마음이 교차했던 것 같다.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도 원했던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하나, 한편으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고 다양한 업무가 만만치 않게 느껴져 기대와는 다르구나 하는 마음이 그 하나였다.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듣는 하나의 이야기가 바로 공직자의 청렴에 대한 것이었다. 임용전 사전교육, 한 달간의 신규 연수과정, 사이버교육, 집합교육, 외부강사 초청 특별교육 등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청렴에 대해 듣게 되었다. 솔직히 정말 지겹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지겹도록 청렴을 외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저서 목민심서에는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라는 격언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 교육을 통해 배웠다. 공직자에게 청렴이라는 덕목은 그 옛날부터 필수적인 소양이었던 것이다. 오래전의 공직자도 지금의 나와 우리처럼 지겹도록 청렴에 대해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묘한 동지의식이 생긴다.

이렇게 공직자에게 청렴을 강조하는 이유를 사실 우리 모두는 짐작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직자의 비리 관련 문제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사례가 아주 많은 것을 보면, 공직자에게는 비리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많이 생기고 어쩌면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인지한 상태에서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는 사실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작정하고 하는 일을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더 걱정해야 할 것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저지르는 잘못 쪽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선량한 공직자에게는 일상적이거나 관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 중에 혹시라도 비리 요소가 없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더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지겹도록 외치는 청렴에 대한 목소리는 이러한 취지가 아닌가 싶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에서도 항상 청렴하고자 하는 마음자세를 갖고 사소한 일, 일상적인 일도 되돌아보면서 항상 조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지겹도록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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