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지소연
전설적인 록 밴드 퀸(Queen)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흥행하면서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를 죽음으로 내몬 에이즈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 이 기회로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대처했으면 한다.
지난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었다. 서부보건소에서도 에이즈의 날을 맞아 감염인의 인권 증진과 에이즈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하였다.
교육과 홍보를 나가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니 아직도 에이즈에 대한 편견의 벽은 너무나도 높다는 것을 느꼈다. 약물 개발로 에이즈는 치료 가능하고 꾸준한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그러나 지금도 에이즈에 대한 무지로 인한 편견과 나아지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있다. 물론 나도 에이즈에 대해 배우기 전까지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꼈었다. 음식을 같이 먹으면 감염된다.’, ‘에이즈환자를 물었던 모기에 물리면 감염된다.’ 등의 잘못된 정보를 믿으며 에이즈를 감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처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잘못된 사실이다.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는 인체를 벗어나면 생존할 수 없으며, 침, 땀, 대소변에서는 극히 소량의 바이러스가 들어있어 상대방의 몸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체액은 정액, 질 분비액, 모유와 혈액뿐이다. 이러한 체액이 성관계나 상처, 점막 등을 통해 상대방의 몸으로 들어가야만 감염되는 것이다.
에이즈는 다른 질병과는 달리 확실한 감염경로가 있고, 또 우리나라의 감염인 99%이상이 성관계로 감염됐다는 통계를 볼 때 콘돔 사용 등 건전한 성생활을 한다면 충분히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이즈에 대해 알고 올바르게 예방습관을 갖는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어마어마하게 두려운 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젊은 층과 자식으로 둔 부모님들의 협조가 더더욱 필요하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7년 HIV 신감염인의 절반 이상이 20~30대라고 한다. 잠복기가 8~10년인 것을 고려하면 10~20대에 HIV에 감염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나도 에이즈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이 수치에 놀라 젊은 층 대상의 에이즈에 관한 예방 교육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느꼈었다. ‘나는 괜찮겠지’, ‘우리 아이는 괜찮을 거야’ 생각 말고 나이가 어린만큼 앞으로 계속 건강하게 살기 위해 건전한 생활습관과 올바른 콘돔 사용 등 에이즈 예방교육 참여 부탁드린다.
또한, 에이즈는 자발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이즈는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면 조절하면서 살 수 있는 질병인데, 주변인 시선에 대한 두려움에 검사를 꺼리고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고 병은 계속 확산되는 것이다. 일단 의심이 되는 일이 있다면 검사를 꺼리지 말고 보건소에서 무료익명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
신규로 에이즈 예방관리사업을 맡게 되면서 처음에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었다. 에이즈 소리만 들어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계하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냐며. 하지만 이제는 내가 먼저 의연하게 에이즈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HIV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 무료검진, 치료 지원이 있다는 점을 꾸준히 교육, 홍보하여 HIV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 HIV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