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자연휴식년제 도입된 이후 11년 넘게 통제
제주자치도, 식생복원에 시간 더 소요 판단... 1∼2년 더 연장키로

굼부리 모양 안에 물이 가득 고여 있는 물찻오름은 사려니숲길을 방문할 때 꼭 들러봐야 하는 곳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 발 길이 닿지 못한지 10년이 넘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08년에 도내 일부 오름들의 자연 식생환경이 심각히 훼손됐다고 판단, 자연휴식년제를 도입했다. 자연휴식년제에 포함되면 연구 목적 이외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다. 단, 물찻오름의 경우는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 기간엔 잠깐 개방되기도 한다.

사려니숲길의 물찻오름과 금악리에 위치한 도너리오름은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된 2008년부터 현재까지 11년 넘게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자연식생 복원을 위해서다.

10년 넘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으니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 복원이 되지 않았을까 여겨지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이라고 판단했다.

▲ 사려니숲길 구간에 위치해 있는 물찻오름. 지난 2008년에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출입이 통제돼 있다. 11년 넘도록 식생복원이 더뎌 제주자치도는 1년 더 휴식년제를 연장키로 했다. ©Newsjeju
▲ 사려니숲길 구간에 위치해 있는 물찻오름 분화구 전경. 지난 2008년에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출입이 통제돼 있다. 11년 넘도록 식생복원이 더뎌 제주자치도는 1년 더 휴식년제를 연장키로 했다. ©Newsjeju

 

한 번 훼손된 자연환경, 복원 쉽지 않아

제주자치도는 최근 오름가꾸기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에 대한 자연휴식년제 시행기간을 각각 1∼2년 더 연장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물찻오름은 오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도너리오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출입이 통제된다.

이와 함께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문석이오름도 2020년까지 자연휴식년제 오름으로 새로이 지정·고시됐다.

특히 물찻오름은 11년이 넘도록 사람의 접근이 통제돼 왔지만 아직까지도 식물의 활착상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만큼 한 번 훼손된 자연환경의 복원이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도너리오름은 당초 우마에 의한 1차 훼손과 송이쏠림으로 인한 2차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 기간에 복원이 된다 하더라도 훼손된 송이층과 식생회복을 위해선 2년 정도 더 휴식년제를 연장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신규 지정된 문석이오름은 최근 산악 오토바이 및 차량 등으로 훼손정도가 심해 2년 동안 출입을 제한시켜 관리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문석이오름에선 입목벌채나 토지형질변경, 취사, 야영 등의 행위가 일체 제한된다. 오름에 무단침입했을 시 자연환경법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영농행위를 위해 출입하는 경우와 학술조사 및 연구활동 등 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선 출입할 수 있다.

송악산 정상탐방로 또한 훼손이 심해 지난 2015년에 자연휴식년제에 포함, 오는 2020년 7월 31일까지 출입이 통제돼 있다. 물찻오름이나 도너리오름의 경우처럼 식생복원이 더딜 경우, 자연휴식년제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양보 제주자치도 환경보전국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자연휴식년제 오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지난 2009년부터 (사)제주참여환경연대와 공동으로 자연휴식년제 오름에 대한 식생복원 정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모니터링 자료를 기초로 환경단체 및 오름단체 등으로 구성된 오름가꾸기 자문위원회를 통해 자연휴식년제 기간을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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