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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보건소금연지도원 시인/수필가 김정욱

얼마 전 아내가 아파트내의 금연 방안을 물었다. 앞 동 아파트에 아이를 가진 어느 주부가 같은 라인에 거주하는 누군가가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아이가 몹시 괴로워하는데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어떤 대책을 세워줄 수 없겠느냐고 하소연하더란다.

방안이야 왜 없겠는가.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 금연아파트로 지정하면 될 것이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면 위반행위에 대하여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때에도 금연 지역은 복도라든지 공공장소에 국한된다. 각 세대의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 피우는 것은 강제할 수는 없다.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아 호소문을 한 번 붙여보면 어떠냐고 “안”을 작성하여 주었다.

“우리 이웃에 괴로워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어느 분께서 담배 한 모금 뱉어낼 때마다 어린 아이는 열 번, 스무 번 콜록거립니다. 제발 이 아이가 기침을 멈추고 밝은 표정으로 이웃 어른을 바라볼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실 수는 없으시겠습니까?”

며칠 후 아내가 아이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담배 냄새가 사라졌다고 하더란다. 호소문 때문인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른다. 담배를 피우는 자체를 탓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는 곳을 찾아서 피운다면 보다 훈훈한 이웃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가오는 추위에 마음만은 훈훈함이 넘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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