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21일 올해 마지막 회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도 원희룡 지사를 향한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김태석 의장은 이날 제367회 임시회 폐회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청 앞에 내걸린 '원희룡 지사 퇴진 요구 현수막'을 볼 때마다 "앞으로 어떤 결과와 책임이 요구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장은 의회를 비롯해 도청과 교육청 앞마당에 내걸린 여러 종류의 현수막들을 가리켜 "과연 의회가 도민의 기대에 최선의 성과를 냈는지 엄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스스로를 질책했다.

현재 내걸린 현수막들은 건설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부터 월정리 바다 오염에 따른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해녀들의 목소리와 제2공항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내용들이다.

제주특별자치도청 맞은편에 걸려있는 '원희룡 지사 퇴진 요구' 현수막. 제주도청에 내걸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는 슬로건의 현수막과 대비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청 맞은편에 걸려있는 '원희룡 지사 퇴진 요구' 현수막. 제주도청에 내걸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는 슬로건의 현수막과 대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숙의민주주의 결과를 외면하고 영리병원을 선택한 원희룡 지사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상당수다. 반면 제주도청 정문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는 슬로건의 현수막이 무척이나 대비되고 있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은 "제주도정의 현실이 진정 도민을 향하고 있는지 반문한다"며 "제2공항 문제는 제2의 강정이 돼 가고 있다. 길 위의 외침을 계고장으로 틀어막는 모습이 도민과의 소통이라 생각하나. 제주도정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과연 제주도정이 선택한 영리병원의 길이 도민의 민의와 미래, 제주관광과 경제에 큰 힘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수없이 고민해 본다"며 "숙의민주주의가 독단적으로 포기됐기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덕담만을 나눌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제주관광정책과 청년실업 문제도 거론했다.
김 의장은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오간다 하지만 더 많은 관광객 유치가 필요한 것이냐"며 "이젠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배정책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김 의장은 "올해 4월 이후 청년 층의 전출인구비율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청년을 위한 제주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도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석문 교육행정을 향한 질타도 더했다.

김 의장은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을 표방한다 하지만 지금 교육청엔 임금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정문 앞을 지키고 있다"면서 이석문 교육감에게 "초심의 정책철학을 재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동시에 제주도의회를 향한 자성의 목소리도 뱉어냈다.
김 의장은 "의회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남긴 채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며 "43명 도의원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시 고쳐잡고 도민을 바라보며 나아가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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