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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맞춤형복지팀장 오숙미
  올해가 내겐 조금 특별하다. 드디어! 나이 오십을 맞은 탓이다. 하여 새삼 나이듦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늘었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간쯤의 시간에 와 있고 그래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나이에 있지 않나 하는 느낌, 반세기를 별 탈 없이 무사히 버텨준 자신에 대한 고마움 등으로 일단 나는 나이듦에 대해 긍정적이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는 청춘이 그다지 부럽지도 않고, 알 수 없는 불안과 무한한 낭만으로 대책 없었던 나의 청춘시절로 돌아갈 맘도 전혀 없다.
  그 시절과 현재를 비교해 스스로에게 가장 만족하는 점은 사람을 대하는 관점이 그동안 많이 너그러워 졌다는 거다. 싫고 좋고가 비교적 분명했던 2.30대엔 사람에 대한 분별심이 강해 대책없이 가난하고 폭언을 던져대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무섭고 싫었다. 지금도 물론 다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세월이 흐름과 개인적 풍파 덕분인지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처지, 사회복지사인 나로 대표되는 사회에 대한 그분들의 원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있다. 책의 첫 문장 “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를 안나카레니나 법칙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새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동안 찾아가는 복지상담을 지속적으로 해 오면서 집집마다 불행의 이유는 왜이리 다양하고 많은지에 대해 생각이 많았던 탓에 안나카레니나의 법칙이 과연 법칙으로 불릴만 하구나! 공감이 갔다. 다양한 사연들을 경청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해 오면서 그래 사회복지는 이래야 하지. 먼저 다가가 잘 지내시는지? 어려움은 없는지?를 물어보며 다정한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거였지! 하여 지난 일년간 조천읍의 이웃분들과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긴 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 그래서 내게 더 특별한 올해의 소망을 이렇게 적어본다.
“우리팀이 다정한 이웃이 되어 찾아가는 모든 가정에 각기 다른 이유들로 불행했던 과거가 모두 소멸되고 다양한 행복이 깃들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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