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피의자 기소, 재판 결과 이목 집중
수사검사 공판에 직접 관여해 공소유지키로

'제주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10년간 장기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이 종지부를 찍을 지 재판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1부(부장검사 우남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박모(49)씨를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제주지검은 지난해 5월 18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전담 수사팀을 꾸려 담당 경찰관들과 함께 철저한 보강 수사를 벌이고, 그해 12월 21일 2차 구속영장을 신청한 끝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박 씨를 구속했다. 

택시기사였던 박 씨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2월 1일경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고내봉 인근 도로 위에서 택시승객인 보육교사 이모(당시 26세)씨를 강간하려다 반항하자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건 사건발생 일주일 후인 그해 2월 8일, 이 씨는 고내봉 동쪽 배수로에서 하의가 벗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그를 풀어줘야만 했고, 사건은 장기미제건으로 남는 듯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렀다.

그러다 경찰은 2018년 1월 제주지방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을 꾸려 동물실험을 통해 피해자의 사망시기를 특정하고, 증거를 보완하는 등 사건을 다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제주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의자가 결국 구속되면서 9년간 장기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nbsp;&nbsp;<br data-cke-eol="1"> ©Newsjeju
▲택시기사였던 박 씨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2월 1일경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고내봉 인근 도로 위에서 택시승객인 보육교사 이모(당시 26세)씨를 강간하려다 반항하자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Newsjeju

이후 경찰은 사망시기와 관련한 법의학자 및 미세증거와 관련한 국과수 감정관 등 자문, 피고인 예상이동 경로, 사체 발견지점 답사 등 보강수사를 진행한 끝에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이전에 확보된 증거의 신빙성 및 그 증거를 토대로 구성한 사실관계를 전면 재검토했다.

피의자가 부정할만한 모든 요소를 상정해 보완 수사를 한 것이다. 검찰은 섬유와 관련된 미세증거의 신빙성을 재검토하고, 타 법원 유죄 사례를 분석하는 철저한 법리 검토를 병행한 끝에 박 씨를 구속시켰다. 

특히 검찰은 미세증거와 관련된 법과학, 법의학, 법영상 분석 등 과학수사를 적극 활용했다. 폐쇄회로(CC)TV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박 씨가 당시 운행한 노란색 캡등 흰색 NF쏘나타 택시 차량이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거리 및 시간, 영상 등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승용차는 피고인 운행의 택시가 유일하다고 봤다.

또 검찰은 피해자의 신체와 소지품, 박 씨의 택시 등에서 섬유를 검출해 정밀 감정한 결과, 피해자의 신체와 소지품에서 검출된 섬유는 피고인이 입은 상, 하의 섬유와 유사한 것으로 판명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격렬한 신체 접촉이 없었다면 해당 섬유가 검출될 수 없다는 것이다. 

향후 검찰은 "공소사실 입증 및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한을 풀어준다는 취지에서 향후 수사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해 공소유지할 예정이며, 피해자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등 피해자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씨가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10년간 장기미제로 남아 있던 '제주판 살인의 추억' 사건이 종지부를 찍을 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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