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지난해 제주국제관함식 반대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충돌과 관련해 해군을 상대로 형사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소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제주국제관함식' 당시 시위 현장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주국제관함식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초 해군은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강정마을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국제관함식 개최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뒤로는 제주개최를 확정해 놓고 행사를 추진하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개최지를 검토 중이라던 해군은 이미 국제관함식 슬로건을 ‘제주의 바다, 세계평화를 품다’로 정해 놓은 터였다. 애초부터 제주 개최를 염두해 두고 행사를 추진한 것인데 이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 때문에 강정마을 주민들은 또 다시 찬반 양반으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해상사열이 있었던 그해 10월 11일, 우려했던 충돌이 벌어졌다. 당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국제관함식 행사를 반대하는 이들과 이들을 막아서려는 경찰 병력이 서로 대치하며 이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해군의 국제관함식이 제주바다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지만 정작 뭍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국제관함식을 둘러싼 논란이 또 다시 가열됐다. ©Newsjeju
▲해군의 '2018 제주국제관함식' 당시 충돌 현장. ©Newsjeju

당시 충돌과 관련해 군인권센터는 "행사가 종료된 후 관함식으로 인해 발생한 그간의 문제는 마치 없었던 일처럼 뒷전으로 사라졌다. 2018 제주 국제관함식은 ‘평화’를 기치로 진행된 국제 관함식이다. 그러나 그 면면에는 ‘평화’라는 이름 앞에 부끄러운 모습들이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집회 방해 과정에서 경비 용역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폭행과 욕설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은 용역에 대한 사후조치 한 번 밝힌 바 없다. 국가가 강정 주민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의 선언이나 사과, 해군의 명목뿐인 환경 정화활동 등이 아니다. 정부와 해군이 진정 이 문제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 관함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에 대해 책임이 있음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군은 관함식 현장에서 발생한 집회방해행위에 대해 병력투입지시의 최고 책임자인 지휘관 제주 기지전대장(대령 정성용)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직권남용으로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집회참가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자행했던 경비용역에 대해서도 즉시 계약을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해군의 사과와 사후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시 집회 주최단위와 협의해 집회 방해 행위 및 욕설, 모욕, 폭행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해군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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