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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돈동 신민호

“구조기술사는 구조적으로만 판단한다.” 이 말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건축구조기술사인 박동훈이 자신의 직업의식을 드러내는 말이다. 건축구조기술사는 건축물에 대하여 계획, 연구, 설계, 분석, 시험, 운영, 시공, 평가하는 작업을 행하며, 지도와 감리 등의 기술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다.

그가 맡은 일 중 건축물에 대한 진단을 하는 업무가 있다. 이를 통해 건축물의 재건축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회사의 경영진은 그가 건물에 대한 진단으로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이 아닌 C등급을 내려 회사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막았다고 타박한다. 이에 대한 타박에 그는 “구조기술사는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역학적 계산하에 구조적으로만 판단합니다.”라며 응수한다.

우리가 맡고 있는 많은 업무들이 건축구조기술사의 일과 닮아있다. 우리가 내리는 판단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로 하여금 어느 누군가에겐 원하는 결과를, 어느 누군가에겐 원치 않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재건축을 통해 부동산 재산 가치를 높이려는 사람과 보금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들처럼.

그래서 우리에겐 박동훈처럼 우리 업무에 대한 직업의식을 다질 필요가 있다. 집은 자산 개념이 커 집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게 편법을 쓰게 하라는 상사의 압박에 그것은 부동산업자나 경제학자가 생각할 일이라며 자신의 업무가 해야할 기준을 명확히 하는 그처럼. 공무원도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세워진 기준 하에 행정적으로만 판단해야할 것이다.

공무원에게 다른 직업군에 비해 특히 청렴함이 요구되는 사회이다. 단순히 뇌물을 주고받는 비리 뿐 아니라 사회의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행위에 대한 생각도 추가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스스로 커져가는 영향력을 사회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는 기준에 대해 박동훈처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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