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공식 입장 밝혀... 국토부의 기본계획 발주에 맞춰 추진 강행 의지 드러내

반대의견 수렴하고 정부의 일방적 추진에 제동걸겠다 했지만,
입지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결과 문제 없다고 판단 내려... 갈등 더 첨예화 될 듯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0일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0일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Newsjeju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0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이라며 정부의 국책사업에 기조를 맞추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특별자치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즈음해 제주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우선 원 지사는 지난 2015년 11월에 제2공항 입지가 성산지역으로 결정되고 난 후 4년째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충분히 풀어내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 지사는 "공항 건설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사안이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국제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이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재차 추진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제2공항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 지사는 정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이 오는 6월에 수립될 예정이기에 그 전까지 주변지역 발전계획이나 피해주민 보상 등 제주도의 입장을 반영시켜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제2공항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만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국토부가 강행하고 있는 것에 편을 든다는 게 아니라 반대 의견도 있지만 (6월까지)의견반영에 손 놓고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제주도민 전체와 지역주민 의견, 성산읍 주민들을 비롯한 많은 의견을 듣고 어떤 경우에도 차질없는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제주도정의 자세"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미 정부는 공항 건설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했다"며 "지금이야말로 제주도의 입장을 기본계획에 반영시켜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원 지사가 말한 '제주도의 입장'이라는 건 ▲지역주민 지원대책 ▲중장기 투자계획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제2공항 연계도로 등이 기본계획에 포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원 지사는 "찬성과 반대 입장에만 묶여서 이러한 것들을 기본계획에 반영시키지 못하면 이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제2공항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국토부의 기본계획 추진에 발맞춰 제주도가 요구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제2공항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국토부의 기본계획 추진에 발맞춰 제주도가 요구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Newsjeju

또한 원 지사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와 관련해선 국토부의 손을 들어줬다.

원 지사는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진행했다.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오름 훼손도, 동굴 훼손도 없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재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음을 시인했다.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원 지사는 "관련해서 최종 결과보고서가 책자로 전달된 걸로 안다. 그걸로 판단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국토부가 말한대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이 제주의 경제활동 기회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을 드러내 보였다.

원 지사는 "제2공항과 연계한 제주발전계획이 제주의 경제지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예타 조사결과에서 나온 생산유발효과나 부가가치 유발휴과 등의 수치를 언급했다.

한편,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주민에 대한 보상대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을 피했다.

원 지사는 "예정지 주민에겐 주택과 토지 등 삶의 터전을 제공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최대한의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대체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주 차원의 연구용역도 준비 중"이라며 "기초적인 검토는 돼 있는데 주민들과 논의가 시작되면 이 부분을 최우선 과제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원 지사는 "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정부로부터 확실한 보상과 제주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선 지금부터 의견을 모으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재차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에 발맞춰 제2공항 건설 추진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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