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촌 사람들, 원 지사 담화문 발표 맹비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추진 강행 입장을 거듭 밝히자 시민단체가 "제주도민을 대변해야 할 도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20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입장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며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원 지사는 "이미 극한적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제2공항은 미래 항공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안전과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이라며 제2공항 강행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원 지사의 담화문 발표 이후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화문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천막촌 사람들은 "제주도민을 대변해야 할 제주도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인양 담화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미 도내 각종 여론 조사에서 현재 행태의 제2공항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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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의 담화문 발표 이후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화문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Newsjeju

이어 "도지사는 찬성여론이 높았던 2015년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2019년 현재를 살고 있다"며 "도지사가 자신의 입맛에 맞춰 과거의 여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현재 제주의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도지사의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확정고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계획 용역이 발주된 상태를 마치 제2공항 사업이 확정된 것처런 떠드는 것은 국토부의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민여론을 호도하려는 발언임이 분명하다"며 "더 이상 거짓정보로 여론을 호도하지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제주도가 밝힌 국토부의 수요예측은 지금까지 적중된 적이 없었다. 대표적인 전남 무안 공항의 수요예측은 연간 992만명이었지만 지난해 무안공항의 이용객은 43만2천명에 그쳤다. 최초 수요예측치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가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수요예측을 비롯한 계획들이 엉터리임을 알 수 있다"며 "지금은 주민들의 보상 운운하며 지역주민들을 현혹시키지 말고 주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제주도지사로서의 정당한 책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회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이런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누가 봐도 도민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영악한 행보"라며 "원희룡 도정은 제2공항 중단을 요청하고 절차적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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