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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면사무소 고재희

우리가 흔히 식단에서 접하는 생선인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굴비(屈非)”라 불린다. 문득 “굴비(屈非)”라 불리는 그 이유가 궁금하여 그 뜻을 찾아보니 이 조기가 굴비(屈非)가 된 데는 우리가 알지 못하던 역사적 일화가 숨어 있었다

고려 인종 1126년. 고려 명문가 이자겸이 난을 일으킨다. 이자겸은 반대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았으나 인종이 회유한 그의 사돈 척준경에게 결국 제압당하고 만다. 이 일로 영광으로 귀양 온 이자겸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굴비 맛을 보게되고 그 맛에 감탄한 이자겸은 혼자 먹기 아까워 자신이 폐위시키려 했던 인종에게 진상품으로 올리면서 굴비를 한자로 '굴비(屈非)'라고 함께 적어 보냈다. 굴비(屈非)! 우리 말로 풀이 하자면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자겸이 비록 귀양은 왔지만 굽히지 않겠다는 선비적 의지를 보여주려는 데서 붙인 이름이다. 이때부터 영광의 말린 조기는 굴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조기는 제주남서쪽에서 겨울을 나고 산란을 위하여 서해로 이동하게 되는데 상기한 일화에 기인하여 조기의 주산지인 추자도를 포함해서 서해안 지역에서 잡힌 조기를 말리면 모두가 영광굴비로 불리게 되었던 이유이다.

추자도에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잊혀졌던 추자 조기(굴비)의 위상을 새로이 정립하고 관광콘텐츠화하기위해 2008년 제1회 추자굴비축제를 시발점으로 진화를 계속해 가고있으며, 유아기를 지나 아동기에 접어든 축제는 명실상부한 제주도의 최우수축제로 발돋음하고 있는 실정이며, 올해도 추자굴비축제가 9월경에 섬전역에서 성황리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 흔하게 접하는 것들 중에도 그 의미를 되짚어보면 보다 새롭게 여겨지는 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추자도에서는 그야말로 흔해빠진 굴비(屈非)라는 말이 그 중 하나이다.

고려시대의 세력가인 이자겸의 『굴비(屈非)-굽히지 않는다』와 관련된 일화는 공직자로서의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공직자로서의 갖추어야 할 덕목은 많다. 하지만 그중 으뜸이 『공직자의 기본은 청렴(淸廉)』이라는 데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청렴(淸廉)의 기본은 어떠한 외유에도 흔들림이 없는 굿굿한 마음자세이다.

『추자도 굴비(屈非)』속에 담겨진 참의미를 마음속 깊이 곱씹어 보면서 옳고 공명정대한 길을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당당한 공직자로서 걸어가고자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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