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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남 / 서귀포시 도시과 도시디자인팀장

사람의 배경을 평가할 때 “간판이 좋다”라는 말을 관용구처럼 사용한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모, 학벌, 경력, 이력, 심지어 뒷배경까지의 의미를 담아 전반적으로 평가한 잣대로서 간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사람은 물론 사물에게도 간판은 자신의 정체성, 역사성, 장점, 매력등을 홍보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간판을 보면 그 도시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도외 번화가 지역의 간판들을 보면 크고 다양한 간판들이 즐비하게 거리에 늘어서서 누가 더 눈에 잘 뛰는지 경쟁하는 것처럼 형형색색 휘황찬란하다. 남에게 기 죽기 싫어하는 정서가 반영된 듯 고효율 led 간판으로 무장하여 밤새 심야 라이트 클럽처럼 돌아가는 네온사인 간판과 에어라이트 간판들이 눈을 현혹한다. 도심속에 이쁜 거리경관은 안보이고 오직 간판만 보이는 상황이다.

예전 일본 관동 중소지방도시를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거리를 거닐다 도로변의 간판들을 보고 새삼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간판들이 생각보다 작고 색상도 원색이 아닌 미색(微色)이였고 번쩍번쩍 빛나는 간판은 찾아 볼수가 없었다. 일본의 아름다운 거리경관이 눈에 들어왔다.

서귀포시 거리에 간판들도 변하고 있다.

서귀포 감수성을 담아내고 비취색 바다와 조용한 한라산, 역동적 바람이라는 제주 자연환경을 녹아 내는 간판들이 늘고 있다.

간판은 개인 건축물에 부속되어 있지만 거리의 경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공공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간판에는 도심과 건축물이 잘 조화되도록 작고 이쁘게 디자인하는게 좋은 간판이 되는 것이다.

서귀포시에서는 전문 디자이너를 투입하여 노후된 간판을 이쁘고 좋은 간판으로 교체하는 간판디자인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21개 노후간판을 좋은 간판으로 탈바꿈한 바 있다.

좋은 간판을 원하시면 읍면동 또는 서귀포시 도시과로 신청하면 된다.

서귀포시에 좋은 간판들이 많아져서 자연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좋은 도시로의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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