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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과 김 형 록

누구에게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나에게는 2019년 1월 11일이 그렇다. 내 평생 첫 직장을 정식으로 인정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양윤경 서귀포시장님으로부터 지방행정서기보라는 신규 공무원 임용장과 함께 총무과라고 적혀진 소속 부서명을 확인하는 순간, 공무원을 꿈꿨던 숱한 나날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왜 공무원을 하려고 하는가?’ ‘공무원이란 무엇인가?’ 이런 물음들은 처음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던 2~3년 전부터 품어왔던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항상 그 질문의 끝은 ‘깨끗하고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로 귀결되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고 생활하는 공무원의 삶이 그 누구보다도 투명하고 깨끗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용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다행히 지금까지는 내 예상이 적중하고 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다른 선배 공직자분들을 보면 대부분 검소하고 소박하며 국가로부터 깨끗하고 투명한 봉급을 받고 일한다는 자부심을 종종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자부심은 업무를 추진할 때나 일상에서 자신감 넘치고 확신을 갖고 일을 하게 하는 근간이 된다. 이런 모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의 원동력이 된다.

지난 2월 20일에는 자치행정국 워크숍이 있었다. 약 한 시간동안 김영진 자치행정국장님의 특강이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바로 사막의 낙타이야기였다. 낙타가 어떻게 뜨거운 사막에서 생존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핵심은 낙타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에 있었다. 사막에서 낙타는 태양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본다. 태양을 직접 바라봄으로써 몸에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낙타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낙타는 술수를 쓰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한다. 태양에 정면으로 맞서면 머리와 얼굴은 분명 뜨거울 것이다. 하지만 작은 부위를 포기함으로써 몸통 전체의 체온을 낮추는 낙타의 지혜야말로 우리 같은 공직자들이 보고 배워야할 청렴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청렴한 공직자는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고 사소취대(捨小取大)한다. 작은 것을 탐내느라 큰 것을 놓치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작은 것은 선뜻 포기하더라도 큰 것을 잃지 않는 낙타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에 여러 유형의 사소한 유혹들과 어려움들이 많이 닥쳐오겠지만 이를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야말로 현명하고 올바른 공직자가 나아가야할 청렴의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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