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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보건소 김현철

주민센터에 작은 민원도 아는 사람이 있어야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어릴 적 주변 어른들의 말을 종종 들으면서 ‘인맥이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실제 경험을 돌이켜봐도 어릴 적 내게 관공서는 딱딱하고 어려운 곳이었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공직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 관공서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딱딱한 분위기를 깨고 민원의 입장에서 친절행정을 하고자 하는 공직 내부의 노력 결과 예전보다 전반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욱이 부정청탁 관행을 근절하여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 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가지는 강제성 및 심리적 효과도 가미되었을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언론에서 보도되는 비리 사건들을 보면 남의 일처럼 느끼며, 요즘 세상에 부정한 업무처리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본인과는 먼 이야기로 생각하는 공직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청렴이 부정청탁과 같은 큰 사건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특별한 사건들에만 결부되는 개념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청렴은 소소한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민원업무라 할지라도 민원인의 입장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생각하여 처리하고, 법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민원은 당사자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다가서 설명한다면 처리가 안돼서 생기는 불만 민원도 좀 더 누그러질 것이고 공직사회에 대한 믿음이 쌓여가는 기초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끔 공직자 음주운전 사건들을 볼 수 있는데, 평소 청렴이 잘 어울리는 직원이 과음으로 순간적인 과오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공직자 스스로 마음가짐을 좀 더 다스리는 것도 청렴의 한 방법일 듯하다.

이렇듯 청렴의 이행을 ‘단지 비리 사건에 연루되지 않으면 된다’ 라는 생각보다는 공정한 민원처리, 친절행정, 바른 일상생활처럼 소소한 실천을 한다면 적극적인 청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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