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럼비 바위가 있던 곳에 지어진 지난 2013년 제주해군기지 시설물들 모습. ©Newsjeju
▲ 구럼비 바위가 있던 곳에 지어진 지난 2013년 제주해군기지 시설물들 모습. ©Newsjeju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3월 7일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를 짓기 위해 7년 전 오늘 구럼비 바위가 파괴된 날을 맞아 성명서를 냈다.

구럼비에 폭약을 설치해 첫 발파를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3월 7일 오후 3시. 당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하던 주민들은 전날 해군이 설치한 철조망을 넘어 발파를 막아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던 때를 회상했다.

1.2km 길이의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본격화됐다. 구럼비 바위를 없앰으로써 그곳에서 서식하던 이름모를 동식물들은 자취를 감췄다.

그러면서 반대주민회는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던 과정이 참혹했다며 쓰라린 기억을 떠올렸다. 마을에선 투표함 탈취 사건이 발생했었고, 제주도의회에선 절대보전지역 해제가 날치기로 통과됐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저지하고자 나섰던 반대주민들과 평화활동가 등 696명이 연행되고 이 가운데 52명이 구속됐다. 최근 19명에게 사면조치가 내려졌으나 너무 적은 숫자라 오히려 주민들 간 갈등만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쏘아댔다. 

지난해 10월에 개최된 국제관함식을 두고서도 반대주민회는 분노를 드러냈다. 당시 강정마을은 마을총회를 열어 관함식 개최를 거부키로 결정했다. 허나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의 잇단 회유책으로 강정마을회는 종전 마을총회의 결정을 뒤집고 관함식 개최를 받아들였다.

이를 계기로 강정마을회와 반대주민회가 등을 돌리게 되면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갈등 종식은 끝나지 않을 숙제로 남게 됐다.

반대주민회는 "전임 마을회장들과 반대주민들은 대통령 대담이 이뤄지는 그 시각 길거리에서 경찰의 방패막에 가로막혔고, 대통령은 뒷골목으로 들어왔다 나갔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반대주민회는 제주 제2공항 문제가 제주해군기지와 닮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도 전체의 문제이자 한반도 평화가 달려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우리는 기억하며 행동하고자 한다"면서 "권력과 자본이 어떻게 마을 공동체를 깨부쉈는지를 기억한다.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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