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 25일 기자회견 열어 철회 촉구
제주도의회 박원철 환도위원장에게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부동의' 해 줄 것 요청

제주에서의 숙박시설 과잉 공급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대규모 숙박시설 계획으로 행정과 주민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대표 김정임)'는 25일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부동의 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송악산 뉴오션타운의 개발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Newsjeju
▲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송악산 뉴오션타운의 개발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Newsjeju

송악산 개발 반대위에는 전국여성농민회 제주지부, 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지부, 제주참여환경연대, 지역 주민 1000여 명 등의 사람과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송악산 뉴오션타운은 지난 2013년부터 추진돼 오던 개발사업이다. 그간 7년 동안 환경영향평가만 5차례나 재심의했다. 홍 대표는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이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영철 대표는 "5차례나 재심의 해왔다는 건 사업자가 제주도정의 절차를 농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개발사업의 문제가 얼마나 큰 지 반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5차례나 재심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제주도정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건, 행정이 사업추진을 돕고 있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의 예를 들면서 "공사가 중단 돼 방치된 채 흉물이 되고 있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라며 "결국 이 책임은 절차만 중요시하는 제주도정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임 전국여성농민총연합 제주지회장은 "이 지역이 수차례 개발에 노출돼 왔다"며 "이 자리에 오진 못했지만 1096명의 지역주민(주로 대정)이 개발 반대에 서명해줬기에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얼마 전 김태석 의장이 '지혜롭지 못한 개발 정책이 우리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씨앗이 농업을 지속하게 하듯 천혜의 자연환경이 지역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개발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현진희 전여농제주연합회장 또한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조감도.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조감도.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중국계 회사인 신해원(유한회사)이 추진 중인 관광개발사업이다. 대정읍 상모리 일원 40만 8076㎡에 464실의 호텔 2개와 각종 휴양시설 및 상업시설을 짓는다. 애초 계획은 총 3129억 원을 투입해 지상 8층 높이로 545실의 호텔을 짓는 것이었으나, 최근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받은 뒤 6층으로 낮춰지면서 464실로 조금 축소됐다.

사업 예정지는 절대보전지역인 오름 일대가 산재해 있고 일제시대 군사유적지와 진지동굴도 곳곳에 분포해 있다. 누가봐도 송악산 일대의 심각한 경관 및 환경훼손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반대대책위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면 오름의 원형 훼손은 물론 일오동굴과 셋알오름 진지동굴 등 대정읍의 역사유산들이 훼손될 위험이 있고, 해안도로 경관이 사유화될 것이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관광숙박시설의 과잉 공급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이 때 또 다시 대규모 숙박시설을 계획하고 있는 점도 매우 타당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게다가 중국 정부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책기조가 불명확해 최악의 경우, 헬스케어타운의 호텔공사 중단사태처럼 흉물로 방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개발 반대 논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대정읍의 경우,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로 인해 하수용량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이들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대정지역 바다로 유입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지역주민 1096명으로부터 받은 '송악산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안 부동의 주민진정서 및 서명'. 반대대책위는 기자회견 뒤 이를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심의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박원철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Newsjeju
▲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지역주민 1096명으로부터 받은 '송악산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안 부동의 주민진정서 및 서명'. 반대대책위는 기자회견 뒤 이를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심의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박원철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Newsjeju

한편,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지난 1월 25일에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췄다는 이유로 제주특별자치도의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이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동의해주면 사업은 정상 추진된다.

이에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박원철 위원장을 만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부동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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