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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성 / 서귀포시 도시과

겨울 지나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왔다. 현장으로 출장 나가면 곳곳에 기분을 들뜨게 하는 예쁜 꽃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얼마전 위미리에 갔을 때 보았던 동백꽃은 마냥 예쁘게 바라볼 수는 없었다. 동백꽃은 4․3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은 제주 4․3사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이기 때문이다.

4․3사건은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제주도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역사이다.

4․3사건은 1947년 3.1기념식에서 경찰의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3.1사건을 기점으로 1948.4.3 발생한 소요사태부터 1954.9.21 한라산 금족 구역 해제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제주 4․3사건은 오랫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속에 묻혀있다가 1980년대 후반이후 진상규명 작업이 진행되었고 2000년대가 되어서야 정부 차원의 조사와 보상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2017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희생자는 14,223명이지만 집계되지 않은 희생자들까지 실제로는 25,000여명 정도로 당시 제주도민의 1/10정도로 추정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되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올해 1월17일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수형인들이 무죄 선고 받으며 기분좋은 소식으로 71주년을 맞이하는 제주 4․3사건이지만 아직도 사건의 규명을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4․3사건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우리나라 슬픈 역사의 한페이지로 확실한 진상규명이 하루빨리 되길 기대해 본다.

4월이 되면 선조들의 가슴아픈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오듯 4․3사건에도 그런 따스한 봄이 성큼 다가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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