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청정과의 공존이 최우선임을 외치고 있나
누가 청정과의 공존이 최우선임을 외치고 있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03.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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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대정읍 주민들과 선흘2리 주민들 응원한다"
제주도의회, 두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가결 시 제주도정 거수기로 전락하고 말 것
현재 도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 (좌측 상단 헬스케어타운 조감도, 좌측하단 무수천 유원지 조감도, 우측상·하단 뉴오션타운 조감도)
현재 도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 (좌측 상단 헬스케어타운 조감도, 좌측하단 무수천 유원지 조감도, 우측상·하단 뉴오션타운 조감도)

최근 제주에서 두 건의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각 해당 사업들의 지역주민들이 개발을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며, 다른 하나는 선흘2리의 동물테마파크 사업이다. 뉴오션타운 개발은 송악산 일대 오름 훼손 우려와 경관 사유화 논란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과잉공급 사태에 기름을 붓고 있는 상황이며, 동물테마파크는 선흘 곶자왈 부근에 위치해 있어 이 역시 환경파괴가 우려돼 지역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두 사업 모두 제주특별자치도의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뉴오션타운은 사업자가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췄다는 이유를 들었고, 동물테마파크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면제받은 뒤 통과됐다.

환경영향평가 심의 단계에서 의아한 점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제주자치도는 절차상에 하자가 없다는 논리로 이들 사업의 추진에 발판을 만들어줬다. 뉴오션타운은 5번이나 재심의를 받아왔으며, 동물테마파크는 제주도 내 1호 투자진흥지구였으나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구 지정이 취소됐다. 7년만에 재추진됐지만 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됐다.

이에 각 해당 지역의 마을주민들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 사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대정읍 주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에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에 대한 부동의 촉구 서한을 제출했다. 선흘2리 마을회와 학부모회는 전면적인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지난 2007년 12월 27일 제주동물테마파크 착공식이 이뤄졌던 현장. ⓒ뉴시스
지난 2007년 12월 27일 제주동물테마파크 착공식이 이뤄졌던 현장. ⓒ뉴시스

제주환경운동연합도 29일 논평을 내고 이들 지역주민들을 응원한다며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주민들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사업에 대해 "이미 도민사회에서 많은 지탄을 받아 온 사업들"이라며 "과잉개발과 과잉개발에 대한 우려가 절실히 제기되고 있는 때, 개발만능주의에 빠진 제주도정과 사업자에 맞서 지역주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제주도정이 그만큼 환경보전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걸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도 제주도정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청정과 공존이라는 도정의 구호가 무색할만큼 제주에선 이미 난개발과 환경파괴로 생활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더 이상 도민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즉각 사업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난개발이 우려되는 사업에 대해선 공론화에도 나서야 하고, 제주도의회 역시 방관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견제와 감시로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대정읍과 선흘2리 주민들의 행동에 무한한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며 "우리 역시 두 사업 모두 중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용기와 행동에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지역주민 1096명으로부터 받은 '송악산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안 부동의 주민진정서 및 서명'. 반대대책위는 기자회견 뒤 이를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심의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박원철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송악산개발 반대 대책위원회'가 지역주민 1096명으로부터 받은 '송악산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안 부동의 주민진정서 및 서명'. 반대대책위는 기자회견 뒤 이를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심의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박원철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정은 첫 번째 도정운영 목표로 '청정과의 공존'을 내걸고 있다. 두 사업을 반대하는 도민들 역시 반대논리로 '청정과의 공존'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내걸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원희룡 지사는 공공연하게 민선 6기 때부터 이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특히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대해선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로 발언하기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정은 '절차'만을 따르고 있다면서 사업을 반려하지 않고 있다.

원희룡 지사가 내걸고 있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는 그저 듣기 좋은 허울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원희룡 지사의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일찌감치 지적을 한 바 있으며 지난 회기 폐회사를 통해서도 "더 많은 관광객 속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더 많은 쓰레기와 환경파괴일 수 있다"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두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은 오는 4월 8일부터 개회되는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지게 된다. 만일 이들 두 사업의 동의안 중 어느 하나라도 가결될 경우, 제주도의회는 제주도정의 거수기로 전락하게 된다.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정의 개발사업 논리를 비판했지만 그 역시 '포장된 언변'일 뿐이 될 것이 자명하며,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 마저 의심받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도정비전.
▲ 민선 7기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도정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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