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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사무소 오숙미

봄이다.

봄에 대한 설렘이나 기대가 남들보다 강한 편이라 봄을 빨리 맞이하고 싶어 좀 안달하는 편이다. 섣불리 봄옷을 입고 나가 주위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봄은 내게 늘 향기롭고 가슴 두근거리는 계절이다.

그런데 얼마전 좀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자살통계를 다룬 자료를 읽다보니 일년 중 봄철에 가장 자살자가 많다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하고 향기로운 계절에? 왜? 한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봄철 일조량 증가, 꽃가루. 미세먼지 증가, 구직의 어려움 등 자료에 나온 원인분석이 얼른 다가오지 않아 한동안 곰곰이 생각을 하였다.

내가 찾은 나름의 답(세상에 정답은 없고 전문가도 이미 얘기한 것이긴 하지만)은 상대적 박탈감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겨울에는 나름 공평하게 너나없이 웅크리고 있던 마음들이 봄의 환한 빛 속에서 초라함으로 도드라지는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고 주위 사람들도 다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희망도 없이 인생이 꼬여만 가는 느낌일까? 하는 기분.

내가 봄 향기에 취해 얼이 빠져 있을 때 주변 누군가는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그러다 정말 자살까지 한다고 생각하니 이 봄이 왠지 두렵고 야속해지기도 하였다.

얼마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이트 키퍼 교육을 받았다. 예전에 사회복지직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통계의 심각성 때문인지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새삼 이 봄철 자살률에 충격을 받았던지라 다시 한번 새겨들으리라 의지를 다졌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주저하지 말고 물어봐 주고 공감과 경청을 해주는 것이 내 이웃을 살리는 길이라는 내용이 새삼스러울 것 없었지만 정작 그 실천을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나의 관심 여하에 타인의 생명이 달려 있다는 자각을 다시 한번 해 보았다.

눈부신 태양빛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내려 비추듯이 이 봄 너와 나의 가슴 모두에 생명의 꽃이 환하게 피어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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