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몇 번째인데 행사 진행 미숙 드러나기도...

▲ 제71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Newsjeju
▲ 제71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Newsjeju

제71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다.

올해 행사는 그 어느 해 때보다도 알차게 잘 짜여졌다는 평이다. 늘 이어져오던 식전행사부터 역대급 규모의 합창으로 불려진 '잠들지 않는 남도'와 4.3영령들을 표현한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내용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행사였다.

특히 제주4.3 생존 희생자의 한 손녀가 들려 준 가슴 아픈 가족사에 행사장은 눈물바다로 뒤덮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을 뿐만 아니라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마저도 코 끝이 찡해짐을 느꼈다.

안타까운 사연은 곱디 고운 어린 남녀 두 학생이 부른 '고향의 봄'으로 그 감성을 더했다. 그 뒤에 등장한 수많은 합창단원들의 수는 역대급 규모였다. 제주도립합창단과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광주에서 건너 온 합창단원, 어린이합창단원들까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합창단원이 제주4.3 사건을 대표하는 안치환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다. 

또한 흙빛으로 분장하고 4.3 영령들을 표현한 이들이 문을 부수고 생존 희생자들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도 가슴을 뜨겁게 했다. 무대 뒤편에 있던 생존 희생자들이 벽을 부수고 나온 이들의 얼굴을 흰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맞이하는 장면 또한 뭉클했다.

▲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Newsjeju
▲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Newsjeju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장할 때, 포토라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많은 기자들이 앞으로 몰리면서 과다한 취재열기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여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장할 때, 포토라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많은 기자들이 앞으로 몰리면서 과다한 취재열기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여전했다.

허나 내용면에선 알찼지만 행사 진행에 있어서만큼은 어수선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가장 아쉬웠던 건, 취재진들의 동선을 통제할 '포토라인'이 아예 설치되지 않았던 점이다. 지난해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내려왔을 때라 접근 구역이 분명히 설정돼 있었던 것과 대비됐다.

포토라인이 따로 없자 보안요원들은 각자 알아서 요령껏 통제해야만 했고, 취재진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대한 근접촬영을 하고자했던 기자들은 포토라인이 없어 요원들의 제지를 벗어나기 일쑤였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입장할 때엔 취재열기가 과도해 행사장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행사 진행에 있어 가장 아쉬운 점은 가수 안치환의 무대였다.

가수 안치환은 많은 합창단원들과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다. 이후 곧바로 사회자가 이날 추념식 행사 종료를 알렸다.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안치환은 기타를 메고 준비한 나머지 노래를 불렀다.

많은 방문객들이 4.3영령들에게 헌화·분향하느라 분주한 분위기에서 울려 퍼진 안치환의 노래는 무언가 공허하게 들렸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 김경학 도의원은 "지난해 식전행사 때 가수 안치환이가 같은 곡을 불렀는데 그 때엔 목 실핏줄이 터질 것처럼 열창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한 바 있는데 올해엔 안치환이가 묻혀버린 느낌"이라며 "그 때를 기억했던 이들에게 오늘 무대는 많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차라리 공연을 앞 순으로 옮기거나 공연을 끝낸 후에 행사를 종료하는 게 나았다"고 평했다.

특히 김 의원은 "국무총리와 기자들의 동선이 겹쳐 굉장히 어수선했다"며 "올해 행사가 내용면에선 알차게 보였지만 진행 면에선 다소 아쉬웠다"고 말했다.

▲ 가수 안치화의 무대는 추념식 폐막이 선언되고 난 뒤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헌화와 분향을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그의 노래는 전야제 때 들려줬던 감흥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Newsjeju
▲ 가수 안치환의 무대는 추념식 폐막이 선언되고 난 뒤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헌화와 분향을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그의 노래는 전야제 때 들려줬던 감흥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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