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주지역 매출액 5112억, 2017년 1769억에 비해 2배 이상 불어나
이유는 6배 규모 키운 람정카지노 개장 때문... 허나 지난해 하반기 매출 급감

지난해 제주도 내 8곳 카지노 사업장들의 전체 매출액이 5000억 원대를 넘으면서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전용 8개 카지노 사업장의 잠정 전체 매출액은 5112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아직 정확한 수치는 아니나 전년도 매출액 1769억 원에 비하면 무려 189%나 증가한 셈이다.

5112억 원의 매출액은 역대 최고액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국내 카지노 매출액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매출액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4년으로 2248억 8000만 원이 최고액이었다.

그에 비할 때 지난해 매출액은 2배를 넘는 규모다. 이를 보면 제주도 내 카지노 사업이 매우 크게 성장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확장 이전을 예고하고 있는 제주신화월드 내 람정제주개발의 카지노 영업장. 변경허가 신청에 대한 도의회의 의견 제시가 부대의견을 달고 제주도로 제출됨에 따라 최종 원희룡 지사의 결정만 남게 됐다.
제주신화월드로 확장 이전한 람정카지노 때문에 지난해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이 역대 최고인 5112억 원을 기록했다.

# 전국 절반 차지하는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액은...

지난 2007년부터 집계되기 시작한 카지노 매출액은 2010년에 1017억 7100만 원이 기록되면서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2012년에 1438억 9700만 원, 2014년 2248억 8000만 원까지 오르면서 계속 순풍을 달 듯 했으나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5년에 2095억 7800만 원이 집계됐고, 그 다음해인 2016년엔 1760억 3100만 원으로 급감했다. 이렇게 급감한 매출액은 입장객의 감소와도 직결된다. 2014년에 359명까지 기록되던 제주지역 카지노 입장객은 2017년 165명으로 확 줄었다. 

2013년에 50% 넘게 보인 성장률이 2015년엔 36% 넘게 급락했다. 이유는 한국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겪으면서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단체 관광을 금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허나 이후 2016년에 제주를 제외한 다른 곳의 카지노 매출액은 2015년보다 6.4% 상승했으나 제주는 16% 더 떨어졌다. 그만큼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곳이 제주였던 셈이다.

더 의아스러운 점은 전국 16곳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절반인 8개가 제주에 있지만 제주지역 전체 매출액이 타 지역 단 한 곳 사업장의 매출액 정도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제주지역의 카지노를 '하우스' 수준이라고 불렀다. 이는 그만큼 제주지역 카지노 업계가 영세하다는 뜻이다.

실제 제주 외 다른 지역의 카지노 매출액은 제주지역 매출액에 비해 적게는 5배, 많으면 10배까지 차이난다. 2011년 제주지역 매출액이 1017억 원일 때 육지지역은 1조 238억 원에 달했다. 2016년엔 제주지역이 1760억, 육지지역은 1조 996억 원이었다.

방문객 수도 2011년 제주 181명에 비해 육지지역은 1920명, 2016년 제주는 215명이었고 육지지역은 2148명이다.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할 예정인 람정제주개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한 람정제주개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 이랬던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액이 갑자기 5112억 원?

이렇게 영세하던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액이 지난해 갑자기 5112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유는 제주신화역사공원 내에 종전보다 6배 이상 규모로 키워 재개장한 람정카지노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이곳에서만 3600억 원이 넘는 매출액이 발생했다. 이는 제주지역 전체 매출액 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제주 외 다른 지역처럼 업장의 규모화에 따른 효과다. 

허나 지난해 하반기 람정카지노의 매출액이 100∼200억 원대로 급감했다. 
신화역사공원의 모기업인 랜딩그룹의 양지혜 회장이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식이 폭락하자, 랜딩카지노를 출입하던 '큰 손'(VIP고객)들이 보유하던 대부분의 칩을 환전 후 빼 가버리자 매출액이 급감한 것이다.

양 회장은 얼마 후 중국 정부 공안으로부터 풀려나고 랜딩그룹의 주식이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외화유출을 극도로 제한하는 바람에 람정카지노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업계나 제주도정에선 지난해 5112억 원의 매출신장은 일시적인 '깜짝' 효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규모를 키운 카지노 사업장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복합리조트 운영에 어려움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많게는 1∼2조 원씩 투자해 조성된 제주도 내 대규모 개발사업장들이 행여나 운영악화로 물러날 경우, 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알 수 없다.

이는 람정카지노처럼 확장 이전을 꿈꾸고 있는 제주도 내 다른 카지노 사업자들에게도 같은 걱정거리며, 제주도정 역시 카지노의 대규모화에 따른 효과를 쉽사리 점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

# 어찌됐든 행정에선 로드맵대로...

어쨌든 늘어난 매출액만큼 제주관광진흥기금 부과액 역시 전년도 134억 원 대비 약 250%가 늘어난 471억 원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오는 4월 8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 내 8개 카지노 업장에 대한 매출액 조사를 벌인다고 4일 밝혔다.

카지노 매출액 조사는 매년 4월에 실시되고 있으며, 이르면 4월 말 늦으면 5월 초 중엔 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카지노 사업자는 제주관광진흥기금 운용·관리 조례 규정에 따라 매년 3월 말까지 공인회계사의 감사보고서가 첨부된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한다.

제주도정은 카지노 사업자로부터 재무제표가 제출되면 카지노 사업장 별로 보고된 전년도 매출액과의 비교 조사를 통해 4월 말까지 매출액을 확정한 후, 카지노 총 매출액의 10% 범위 내에서 관광진흥기금을 산정해 부과하게 된다.

카지노 사업장들의 매출이 늘고 있음에 따라 제주관광진흥기금 총 수입에서 카지노 징수로 인한 구성비율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조성된 기금의 50%가 카지노에 의한 기금이었으며, 2017년엔 58%로 늘었고 지난해엔 55%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카지노 사업장별로 제출한 매출액 산출내역과 재무제표를 면밀히 분석해 매출액 누락 또는 축소 등 의문사항이 있을 시 현장 방문조사를 벌여 한 치의 오차도 없게 조사·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양기철 관광국장은 "카지노 매출액의 명확한 조사 및 확정을 통해 제주관광진흥기금 산출액의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카지노 영업장의 회계절차 투명성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4월 8일부터 10일간 제주도 내 카지노 매출액 현황조사를 벌인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4월 8일부터 10일간 제주도 내 카지노 매출액 현황조사를 벌인다. ©Newsjeju

한편, 제주자치도는 2017년도 제주지역 카지노 매출액이 1769억 원이라고 밝혔으나,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낸 통계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공개한 2017년 매출액은 1303억 3400만 원이다. 제주도정이 파악한 것과는 무려 466억 원이나 차이난다. 이에 대해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제주지역 매출액은 2017년부터 산정방식이 변경돼 통계의 통일성을 위해 육지지역과 같은 산정방식을 적용한 값"이라고 설명했다.

산정방식이 달라진 건 수수료 때문이다. 고객에게 지불되는 수수료는 전문 모집인과 개인고객으로 나뉜다. 육지지역에선 두 경우 모두 매출액에서 차감되나, 제주지역은 전문 모집인에게 나가는 수수료를 매출로 계산하고 있다. 

제주도정은 도내 일부 카지노 업장에서 매출이 누락된 것 때문에 2017년 2월 1일자로 산정방식을 바꾸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고객 전문 모집인들이 떼 가는 수수료가 매출에 포함 안 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해서다.

이 때문에 2017년부터는 제주도정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서 집계하는 통계수치가 달라지게 됐다. 2016년까지의 통계는 거의 비슷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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