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5일 도내 관광개발 사업자와의 간담회 진행
모두발언 및 제도개선 설명까지만 공개 후 사업자 대표와의 대화는 '비공개'

제주도 내 24곳 관광개발(유원지 포함) 사업자들과의 간담회가 5일 개최됐으나 '비공개'로 진행돼 정작 사업자들의 애로사항이 무언지 알 길이 없게 됐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비공개 결정에 대해 "행정에선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나 사업자 입장에선 비공개로 진행돼야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부지사의 모두발언과 관광개발사업 제도개선 설명까지만 공개했다.

기자단에선 "비공개로 진행된다면 행정에서 취하고 싶은 것만 듣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공개를 거부했다. 

양기철 관광국장은 "사업자들이 언론에 공개되는 걸 꺼려해서 그렇다"며 "공개하게 되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더 제약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기업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 수렴에 대해선 비공개로 진행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간담회 진행 후 내용을 정리해 추후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해명했다.

▲ 제주도 내 관광개발사업 대표자와의 간담회가 5일 제주특별자치도청 2별관 청정마루에서 개최됐다. ©Newsjeju
▲ 제주도 내 관광개발사업 대표자와의 간담회가 5일 제주특별자치도청 2별관 청정마루에서 개최됐다. ©Newsjeju

# 45곳 개발사업장 중 24곳이 지지부진

현재 제주도 내 개발사업장은 유원지(21곳)를 포함해 총 45곳이다.
사업이 완료된 곳이 4곳, 준공 예정인 곳이 7곳, 승인취소 1곳, 무효 1곳, 10곳은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일부 준공돼 운영 중에 있다.

이날 간담회엔 올해 말로 사업기간이 도래했거나 장기간 공사가 중단돼 사업추진이 미진한 24곳 사업장의 대표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화역사공원과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과 관련해 이성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관광사업처장과 람정제주개발 임택빈 수석부회장, 제주동물테마파크 서정대 총괄매니저, 록인제주 김택환 이사 등이 자리했다.

이들 25곳 중 12곳은 사업기한이 올해 말까지다.
관광지 및 관광단지엔 토산, 백통신원, 록인제주, 애월스마트테마파크가 있으며, 함덕, 재릉, 무수천, 중문, 남원 1·2차, 롯데리조트, 삼매봉 등의 유원지도 사업기한이 2019년까지여서 사업기한 연장을 받아야 한다.

장기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곳은 10곳이다.
유원지인 성산포해양관광단지를 포함해 봉개, 수망, 묘산봉, 폴로승마리조트, 한라힐링, 핀크스, 열해당, 여성테마파크, 동물테마파크 등 9곳의 관광지 및 관광단지가 길면 15년 이상 지지부진 상태에 놓여있다.

이 가운데 봉개휴양림 관광지는 지난 2003년 10월 29일에 한화콘도를 개장한 후 이제껏 아무것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 동물테마파크는 제주 1호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아 지난 2007년 1월 19일에 최초 승인을 받은 곳이지만 그해 5월 29일에 착공한 이후 소식이 없어왔다. 최근에 다시 추진되면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극적으로 면제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 사업장 가운데 백통신원과 록인제주, 중문관광단지는 사업부지면적이 50㎡ 이상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서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 시행승인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개발사업 심의 대상에 있는 사업장이다.

▲ 설명을 듣고 있는 제주도 내 관광개발 사업장 대표자 및 관계자들. 이날 간담회는 전성태 행정부지사의 모두발언과 박경수 투자유치과장의 제도개선 설명까지만 공개된 후 건의 및 애로사항 수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Newsjeju
▲ 설명을 듣고 있는 제주도 내 관광개발 사업장 대표자 및 관계자들. 이날 간담회는 전성태 행정부지사의 모두발언과 박경수 투자유치과장의 제도개선 설명까지만 공개된 후 건의 및 애로사항 수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Newsjeju

# 행정은 적극 애로사항 듣겠다는데... 사업자는 '제도 완화' 기대, 동상이몽

이날 간담회에서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사업자들에게 이날 자리가 형식적으로 얘기만 듣고 흘러가는 자리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성태 부지사는 "제주지역 특성상 관광산업은 지역경제의 대동맥"이라면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잘 안다.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애로점과 건의사항을 가감없이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전 부지사는 "일선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이 지혜를 함께 모으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마 전에도 건설경기 관계자분들과도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의견수렴한 것을 조례로 입법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부지사는 "행정에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도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법령이나 여러 제약들은 어쩔 수 없지만 행정에서 나름의 재량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해석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경수 투자유치과장이 '2019년 관광개발사업 정책방향'과 제도개선 사항들을 안내했다.

박경수 과장은 "올해는 지속가능한 개발사업이 될 수 있도록 심의를 강화할 방침이며 유원지에 대한 공공성 또한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는 도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개발정책을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과장은 "투자나 고용이 제주의 당면 현안사항이어서 실적이 미진한 사업장을 중점관리해 나갈 방침이며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해선 숙박단지형 개발을 지양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설명을 듣고 난 일부 사업 관계자들은 "미진한 사업추진을 위해 제도 완화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행정에선)사업장 관리에만 더 신경쓰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설명이 있고 난 뒤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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