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임시회 술렁인 '암호'의 정체
제주도의회 임시회 술렁인 '암호'의 정체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9.04.12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차 본회의 자리에 등장한 'You무 I !25 = I = you!'
오대익 교육의원, "갑질이나 버닝썬은 인성교육 부족" 거론하기도
▲ 임시회에 등장한 암호 하나가 장내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Newsjeju
▲ 임시회에 등장한 암호 하나가 장내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Newsjeju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71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가 속개됐다. 4월 둘째 주 마지막으로 열린 임시회 자리에서는 난해한 암호가 등장에 이목을 끌었다.

오대익 교육의원(서귀포시 동부지역)이 꺼내들었는데, 교육감과 도의원들에게 해석을 권유해 임시회 자리가 순간 술렁거렸다. 'You무 I !25 = I = you!' 라는 암호. 술렁거린 이유는 명확했다. 영어도 아니고 수학공식도 아닌 생소함에 정답을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하학적 암호 카드를 끄집어 낸 의도는 학생들이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는 이석문 도교육감을 향한 당부다. 

교육행정 질문들이 오고간 이날 임시회에서 오대익 의원은 "도내 폭력실태를 보면 신체폭력이 1위, 뒤를 이어 금품 갈취 등이 있는데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언어폭력'"이라며 "전년도에 비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왜 욕을 하는지 물어보면, "재밌고, 멋있어서"라는 말이 돌아온다. 거기다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말을 쓰는 것은 다반사. 

이날 등장한 'You무 I !25 = I = you!'와 '1052'라는 청소년의 언어. 

해석은 이렇다. 일단 영어를 한글로 바꾸면 You는 '너', I는 '나'가 된다. 순차적으로 풀이하면 '너무나'가 된다.

!25는 순서대로 느낌(느낌표), 이(숫자 2), 오(숫자 5)가 된다. 등호(=)는 '는'으로 읽는 방식이다. 여기서 등호 사이에 있는 I는 '나'로 읽지 않고, 알파벳 '아이'로 읽는 변형을 취한다. 

쭉 풀어 읽는 정답은 '너무나 느낌이 오는 아이는 너'라는 말로 암호가 해석된다. '1052'는 러브인 'LOVE'로 읽힌다. 숫자 5는 V로 읽히는 구조다.

뜬금없는 암호를 임시회장 내 모니터에 띄웠던 오대익 의원은 "요즘 아이들이 이런 말을 쓰더라. 그런데 교사들이 못 알아들으니 언어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니터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한 이석문 교육감은 "한편으로는 웃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육감은 "어느 한 순간에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쉽지않지만 학교 전체 문화로, 지역 사회 전체 문화로, 제주교육의 문화로, 언어 교육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 사진 왼쪽부터 오대익 도교육의원, 이석문 도교육감 ©Newsjeju
▲ 사진 왼쪽부터 오대익 도교육의원, 이석문 도교육감 ©Newsjeju

한편 이 자리에서 오대익 의원은 최근 불거진 버닝썬 게이트와 기업 내 갑질 논란 등은 '인성교육' 문제라는 소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오 교육의원은 "버닝썬이나 기업 갑질 등 우리나라 인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며 "주요 외신들도 국내 인성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할 정도"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도교육감을 향해 "우리나라 인성교육 문제과 해결책, 교육감의 평소 철학을 알고 싶다"고 화두를 던졌다.

답변에 나선 이석문 교육감은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한 경쟁과 효율, 서열로 인해 공동체가 해제됐다고 생각 한다"며 "학력 중심이 경쟁 대신 협력을, 서열 대신 배려를, 성적 대신 행복이 중요하다"고 도교육청 지표를 거론했다.

참고로 제주도교육청의 지표는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이다. 

이 교육감은 계속해서 현 교육 문제점들을 열거했다.

그는 "(학교 교육이) 아이들이 존중받기 보다는 맞았는가, 틀렸는가로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는 구조"라며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존중받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대익 의원은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우리나라는 (인성이) 나쁜 학생일지라도 서울대학교만 들어가면 되는, 입시위주 결과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학급 단위 문화보다는 학교 전체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평화교실을 중심으로, 인성 교육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