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상식
시 부문 김병심 시인에 상패 수여
'제7회 제주4·3평화문학상'에서 시 부문을 수상한 김병심 시인이 제주 4·3사건으로 인한 아버지의 이른 죽음 등 아픈 가족사를 소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12일 W스테이지에서 제7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상식을 열고 시 부문 수상작가 김병심 시인에게 상패와 상금(2천만원)을 수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작가와 가족을 비롯해 현기영 제주4·3평화문학상 운영위원장,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홍성수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형 제주작가회의 회장, 고운진 제주문인협회 회장, 김수열 전 제주작가회의 회장, 김가영 전 제주문인협회 회장, 강방영 시인, 현택훈 시인, 김석희 소설가, 김병택 제주대 명예교수 등 많은 문학인과 관련 인사 등이 참석했다.
김병심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4·3으로 인한 할머니의 행방불명과 마을의 폐동,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 집념을 불태웠던 아버지의 이른 죽음 등 아픈 가족사를 소개했다.
그는 "4·3 잃어버린 마을이 지금은 황폐하고 잡목이 우거진 곳으로 변했지만 분명 콩떡 쑥떡 나눠주던 인심으로 사람살이가 좋았던 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런 고향을 아버지에게 찾아드리고 싶었다"며 "너무 늦었지만 4·3사건으로 잃어버린 마을에 살았던 분들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시 부문을 수상한 <눈 살 때의 일>에 대해 김병심 시인은 "평화로운 풍경을 지닌 마을이 제주4‧3으로 인해 잃어버린 마을로 변해버리고 개발 속에서 사라지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창작동기를 밝혔다.
김병심 시인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출신으로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발해를 꿈꾸며>로 자유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주문인협회 회원인 그는 '한라산 문학동인' 활동도 하고 있으며, 시집 <더 이상 처녀는 없다>, >울내에게>, <바람곶, 고향> 등을 집필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양조훈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제주4‧3의 남은 과제를 해결하고 인류보편의 평화정신이 4‧3교훈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문학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앞으로도 4‧3평화문학상이 이 역할을 하는데 가교가 되고 험한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기영 위원장은 "제7회 공모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와 해외 응모 작가들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제주4‧3평화문학상이 한국문단에서 중요한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고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제7회 4·3평화문학상은 3개 부문에 329명이 2,166편(시 2,031, 소설 119, 논픽션 16)이 응모했는데, 소설과 논픽션 부문은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