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에서 쓰여진 노란 편지들, 산지천 행사장으로 모인 뒤 하늘로 전해져

▲ 제주도 각지에서 작성된 노란 종이배 편지들이 16일 산지천 행사장으로 모여 세월호를 상징하는 배에 옮겨 담아졌다. ©Newsjeju
▲ 제주도 각지에서 작성된 노란 종이배 편지들이 16일 산지천 행사장으로 모여 세월호를 상징하는 배에 옮겨 담아졌다. ©Newsjeju

2019년 4월 16일, '세월호'가 제주항 제2부두에 도착했다. 제주항에 도착한 '세월호'는 사람들에 의해 들려 올려진 후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담아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제주시 산지천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했을터다. 

이날 제주에서의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준비한 '세월호촛불연대'는 아크릴 소재로 보이는 약 2m 크기의 투명한 배를 만들어 전시했다. 배 안에는 5년 전 침몰한 세월호에 의해 희생된 304명에게 전하는 노란 종이배 편지들이 가득 담겼다.

이 노란 종이배 편지들은 지난 9일부터 우도와 구좌, 대정, 한경, 신제주, 한림, 표선, 조천, 안덕, 남원, 애월, 성산 등 제주도 내 14개 지역 17개소에 배치된 기억 추모공간에서 쓰여졌다.

이 프로젝트로 추진된 기억 추모공간은 분향소가 아니라 종이배를 접으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평소 하고 싶던 얘기를 담아냈다. 이렇게 쓰여진 노란 종이배들은 제주시 산지천으로 모여 제주항으로 향했다.

▲ 세월호 참사 추모 5주기 행사가 16일 오후 7시 제주시 산지천 일대서 진행됐다. ©Newsjeju
▲ 세월호 참사 추모 5주기 행사가 16일 오후 7시 제주시 산지천 일대서 진행됐다. ©Newsjeju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래를 합창으로 따라 부르고 있는 추모행사 참가자들. ©Newsjeju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래를 합창으로 따라 부르고 있는 추모행사 참가자들. ©Newsjeju

산지천에 마련된 무대에서도 종이배들이 쓰여졌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와대 청원 서명도 진행됐으며,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도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와 이 사회에 무언가 던지고픈 사람들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황용운 간사는 "강원 산불 사태에서 작동됐던 국가안전시스템이 2014년엔 왜 부재했는지, 그 실체를 우리는 아직도 모른다"며 "제주엔 가장 많은 생존자가 살고 있다. 진상규명에 대해 도민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황용운 씨는 "자발적으로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참사의 실체를 확인하는 진상규명의 해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날 추모행사에 자리한 사람들은 다 같이 이 노래를 합창하면서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려 했다. 또한 진실규명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바라기도 했다.

제주항은 세월호가 도착해야 했던 곳이다. 이에 이날 노란 종이배를 가득 실은 배는 제주항 2부두로 향했다. 제주항으로 향하는 길에 사람들도 동참해 행진에 나섰다. 제주항에 도착한 배는 그들을 기억하려는 사람들 손에 의해 하늘로 들어 올려졌다.

때마침, 한 두 방울의 빗방울도 내리기 시작했다.

▲ 많은 노란 종이배에 사람들의 바라는 바를 모아 담겨진 배가 제주항으로 향했다. 뒤이어 이날 추모행사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이 행진 대열에 함께 했다. ©Newsjeju
▲ 많은 노란 종이배에 사람들의 바라는 바를 모아 담겨진 배가 제주항으로 향했다. 뒤이어 이날 추모행사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이 행진 대열에 함께 했다. ©Newsjeju
▲ 세월호 참사 추모 5주기 행사가 열린 제주시 산지천 광장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려는 메시지들을 이곳저곳에 그려 넣었다. ©Newsjeju
▲ 세월호 참사 추모 5주기 행사가 열린 제주시 산지천 광장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려는 메시지들을 이곳저곳에 그려 넣었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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