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국내 공교육에 최초 도입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B교육 프로그램의 도입이 공식 확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17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IB 추진 확정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알렸다. IB의 국내 도입은 이번이 최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이석문 교육감과 강은희 대구교육청 교육감, 아시시 트리베디(Mr. Ashish Trivedi) IB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이 참석했다.

▲ IB 한국어 DP가 국내 최초로 제주와 대구교육청에서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석문 교육감이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함께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jeju
▲ IB 한국어 DP가 국내 최초로 제주와 대구교육청에서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석문 교육감이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함께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jeju

IB란 '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의 줄임말로, IBO라는 국제기구에서 마련한 교육과정 혹은 (디플로마)프로그램이다. 이 교육방식의 특징은 객관식 평가를 완전히 없애고 학생들을 오로지 서술형 주관식 평가로만 실시한다. 고도의 사고능력을 길러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 기존의 획일적 교육방식(교사 중심의 지식정보 전달)을 철저히 지양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업방식이 대부분 토론식으로 이뤄지며, 토론식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IBO의 DP 교재들은 영어나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로만 제공되고 있어 국내 도입을 위해선 한국어화가 필요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해 1월 IBO 측에 한국어화 추진을 요청했다. 이 때가 IB 국내 도입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보이던 시기다. 이석문 교육감은 IB를 국내에 도입하고자 대구와 충남교육청 등 타 지방 교육청과 연대 움직임에 나섰고, 대구교육청이 적극 나서 제주와 함께 IB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움직였다.

지난해 1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IB 상임이사회에서 한국어화 승인이 이뤄졌으며, 이날 한국어화 추진이 공식 확정됐다.

▲ 왼쪽부터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아시시 트리베디 IB 아시아태평양 본부장, 이석문 교육감. ©Newsjeju
▲ 왼쪽부터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아시시 트리베디 IB 아시아태평양 본부장, 이석문 교육감. ©Newsjeju

이에 따라 제주와 대구교육청은 국내에 IB 한국어 DP(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몇 가지 사안을 합의했다.

IB DP에서는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분야, 과학분야, 예술분야, 지식론, 소논물, 창의체험 활동 등 9가지 영역을 이수해야 한다. 이 가운데 7가지는 한국어로 평가받는 대신 영어와 다른 한 과목을 영어로 평가받기로 했다. 현재 이에 대해 두 교육청은 예술분야를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머지 7과목은 한국어로 평가를 받지만 이 중에서도 국어와 수학, 역사, 화학, 생물만 한국어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나머지 과목에 대해선 학생의 요구가 있을 때 한국어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추후에 과목을 확대하키로 했다.

이러한 IB DP는 오는 2022년부터 2년 동안 진행한 후, 2023년 11월에 IB 외부평가를 치르는 것으로 합의했다.

특히 IB교육의 핵심은 교사들의 능력에 있기 때문에 교원 역량강화를 위해 영어가 가능한 교사들을 상대로 IB워크숍에 참여시키고 연수강사로 훈련시킬 계획이다. 이들 중 전문성이 검증된 교원들 중에 채점관을 선발해 양성할 방침이다.

제주와 대구교육청은 향후에 타 시도교육청에서도 참여할 수 있게끔 하기로 했다.

아시시 트리베디 본부장은 IB본부를 대표해 이날 한국어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을 약속하면서 제주와 대구교육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며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 본질을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한국어 IB를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겠다"고 말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IB 교육을 통해 정해진 정답 찾기 교육에서 탈피해 생각을 꺼내는 수업을 구현하고 역량 기반 논·서술형 평가 체제를 구축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제주와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협약서 체결을 통해 교육 여건이 취약한 지역의 학교를 중심으로 IB가 운영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주에선 이석문 교육감이 읍면지역 학교 한 곳을 정해 IB DP를 적용한 교육을 시범 실시할 계획에 있다. 아직 어느 지역의 학교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최근 두 곳 중 한 곳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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