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흡연자 감소 추세에 있긴 하지만... 도민 건강지표 여전히 '적신호'

지난해 제주도민들의 흡연율은 21.8%로, 전국 평균인 21.6%보다는 조금 높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지난 4월 2일에 발표한 '2018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제주지역의 흡연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3개년도에 걸쳐 전국 최고 흡연율을 기록했었다.

지난 2011년도에 27.7%, 2013년에 26%, 2016년에 26.7%였다. 이 해만큼은 전국 최고로 담배를 가장 많이 피는 지역이 제주였다.

▲ 제주지역의 흡연율은 지난해 21.8%로, 전년도보다 낮아졌지만 전국 평균인 21.6%보단 높다. ©Newsjeju
▲ 제주지역의 흡연율은 지난해 21.8%로, 전년도보다 낮아졌지만 전국 평균인 21.6%보단 높다. 사진=pixabay. ©Newsjeju

이 통계에서 유의미한 점은 전국 최고 흡연율을 가장 많이 기록한 지역이 강원도(5개년)였으며, 그 다음이 제주지역이라는 점이다. 그 외 타 지역에선 인천이 2014년(25.6%)에, 세종시는 2012년(27.3%)에, 충북이 2017년(23.2%)에 전국 최고 흡연율을 기록했었으나 각 단 한 번뿐이었다.

즉, 지난 10년간 전국 최고 흡연율 경쟁을 그간 제주와 강원도가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남자흡연율 비중 역시 강원도와 제주가 도맡아 왔다. 강원도가 7개년도에 걸쳐 전국 1위를, 제주는 4개년도에 1위를 한 바 있다. 특히 제주지역 남성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연속 두 해 동안 가장 높은 흡연율(49%, 43%)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제주도민들이 담배를 많이 피고 있다는 얘기인데, 반면 최저 흡연율을 가장 많이 기록했던 지자체는 아이러니하게도 세종시다. 세종시는 출범 첫 해인 2012년에 27.3%로 가장 높았었으나 그 다음해부터 2014년도를 제외하곤 줄곧 최저 흡연율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흡연율은 17.5%였다.

높은 흡연율은 곧바로 금연시도율과도 직결된다. 제주지역의 금연시도율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단 한 번도 최고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다. 오히려 2017년엔 18.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 지난 2008년 이후 전국 17개 시·도의 흡연율. 제주는 10년 동안 총 3개년도에 걸쳐 전국 최고의 흡연율을 기록한 바 있다. 자료=질병관리본부, 201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 ©Newsjeju
▲ 지난 2008년 이후 전국 17개 시·도의 흡연율. 제주는 10년 동안 총 3개년도에 걸쳐 전국 최고의 흡연율을 기록한 바 있다. 자료=질병관리본부, 201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 ©Newsjeju

또한 음주율은 부산 지역이 10개년 중에 6개년을 가장 높게 기록했으며, 제주는 두 개년(2011년 63%, 2014년 64.7%) 동안 1위를 기록한 바 있는데, 두 개년 이상 최고 음주율을 기록한 지자체는 제주와 부산 뿐이다. 

고위험 음주율 역시 제주가 2개년을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었고, 비만율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속 5년 동안 전국 최고를 찍었었다. 걷기생활 실천율 통계에서도 제주는 5개년 동안 전국 최저를 보였다. 비만율이 높은데 걸어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 10년간 제주도민들은 전국에서 두 번째의 흡연율을 보였고, 금연시도도 가장 적었으며, 비만율과 걷기 모두 최악을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모든 최악의 수치들이 비교적 3∼4년 전의 수치라는 점이다. 2016년 이후부터 흡연율이 타 지역보다 비교적 줄어들었고, 비만율도 최악을 벗어났고, 이제야 그나마 좀 걸어다니고 있다는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016년에 전국 최고의 흡연율 수치를 3년 만에 다시 기록하자 흡연 문제를 방치해 둘 수 없는 '사회문제'로 여기기 시작해 대대적인 정책을 펴 온 결과로 보여진다.

공공기관 건물 내 흡연구역 지정이 확대됐고, 특정 거리에선 아예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지정하기도 했다. 비흡연자들을 위한 배려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흡연자들의 공간이 특정 지역 안으로 제한돼 온 효과다.

▲ 제주지역의 최근 흡연율이 지난 2016년 이전에 비해 타 지역보다 낮아지고는 있다. 허나 아직도 제주도민의 건강신호는 '적색'이다. ©Newsjeju
▲ 제주지역의 최근 흡연율이 지난 2016년 이전에 비해 타 지역보다 낮아지고는 있다. 허나 아직도 제주도민의 건강신호는 '적색'이다. 사진=pixabay. ©Newsjeju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지역의 건강신호표는 '적신호'다. 통계 수치를 보면 전국 최저 바닥에서 이제야 겨우 한 단계 올라선 수준일 뿐이다.

이는 제주지역이 담배 접근성이 워낙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도 내 편의점은 총 954곳인데, 이는 편의점 개수 당 인구수로 봤을 때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은 1305명에 편의점에 1개 있는 수준인 반면, 제주는 723명에 1곳이 있다. 그만큼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기가 용이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담배소매인 당 인구수 역시 제주지역이 가장 낮아 소매점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전국 평균이 415명인 반면 제주는 299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담배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지정거리를 종전 50m에서 100m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오는 5월 31일이 제32회 세계 금연의 날임을 감안해 이번 5월을 '금연의 달'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흡연예방 행사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세계 금연의 날 행사는 오는 6월 1일 제주시 탑동광장 일대서 제주금연지원센터와 공동으로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선 금연상담 및 등록, 암 예방 홍보, 체지방 및 스트레스 측정, 피부 알레르기 반응검사, 알코올 의전 선별검사, 구강검사, 체력측정 등의 다양한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5월 한 달 동안 도내 보건소별로 흡연예방 인형극이나 청소년 금연콘서트, 어린이 비만 및 흡연예방 포스터·글짓기 대회, 금연캠페인, 이동금연클리닉 등의 사업들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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