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결과 발표
한라산 구상나무 98만본, 쇠퇴도가 39%···고사목 비율 28.2%

▲ 사진 상단 - 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09년 모습 / 하단 - 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16년 모습 ©Newsjeju
▲ 사진 상단 - 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09년 모습 / 하단 - 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16년 모습 ©Newsjeju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된 구상나무 쇠퇴도가 다른 지역보다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집단으로 고사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에만 분포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이다. 국내에서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등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산림청은 한라산 구상나무 회복을 위해 '우선 복원 후보 대상지'에 선정할 계획이다.  

8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전국 고산지역 멸종위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국 31개 산지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이 서식하고 있다. 전체 분포면적은 12,094ha(우리나라 산림면적의 0.19%)다.

지역적으로는 지리산이 5,198ha(43.0%)로 가장 넓은 면적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한라산은 1,956ha(16.2%)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 설악산 1,632ha(13.5%), 오대산 969ha(8.0%)순이다. 

전국적으로 구상나무는 6,939ha에 약 265만본이 분포하고 있으며, 분비나무는 3,690ha에 약 98만본, 가문비나무는 418ha에 걸쳐 약 3만본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주요 분포 범위는 해발고도 1,200∼1,600m다. 수분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북쪽 계열 사면에 주로 분포했다. 고산침엽수 분포지역의 평균 기온은 약 6.3℃(전국 평균 12.3℃), 강수량은 1,697mm(전국 평균 1,310mm).

국립산림과학원은 현지조사를 통해 고산 침엽수종의 고사목 발생현황과 생육목의 건강도를 측정, 종합적인 쇠퇴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전국 구상나무림의 약 33%, 분비나무림의 28%, 가문비나무림의 25% 가량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라산 경우는 구상나무 쇠퇴도가 3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쓰러져 죽은 고사목 비율도 28.2%로 가장 높게 나왔다. 구상나무를 포함한 침엽수종 고사목 비율은 48%다.

참고로 구상나무 고사목은 한라산(28.2%), 덕유산(25.3%), 지리산(22.9%) 순으로, 생육 현황은 한라산 98만본, 덕유산 7만본, 지리산 161만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고사목이 많은 이유로 한라산의 특성에 주목했다. 강풍·폭설에 의한 피해 등이 많고, 기후변화 압력도 큰 지역이라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통해 고산 침엽수종의 밀도와 건강상태 등 생육현황 전반에 대한 현장정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향후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활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2016년 10월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을 발표하고, 2017년~2018년까지 '전국 고산지역 멸종위기 침엽수종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한편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으로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역인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에 대규모로 분포한다.

지난 1920년 미국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에 의해 처음 한라산에서 발견됐다. 현재는 유럽 및 북미지역에서 조경수종으로 널리 활용되고,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로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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