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비공개' 방침에서 '폐기했다'로 말바꾼 ADPi 보고서 공개
제2공항 반대위 등 "현 제주공항 확충으로도 항공수요 충족 결과"
"제주 제2공항 사업 결과 정해 놓고 명분 위해 ADPi 보고서 은폐해"

▲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ADPi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제2공항 사업은 명분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ADPi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제2공항 사업은 명분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Newsjeju

최근 제주 제2공항 사업 찬반 목소리의 가장 큰 쟁점은 'ADPi 용역보고서'다. 현 제주공항 확충으로도 관광 수용객들을 받을 수 있는지, 제주 제2공항 건설만이 대안인지 여부기도 하다. 제2공항 사업 주목적이 항공수용 능력인 점을 고려하면 'ADPi 용역보고서'는 기초적인 참고 자료가 된다.  

해당 보고서는 현 제주공항의 최대 용량 연구와 관련, 국제적 전문성을 제공받기 위해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자회사 ADPi사가 추진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유신 측에 의뢰를 했고, 유신은 ADPi사와 하도급 용역계약을 맺어 의뢰를 요청했다.

'ADPi 용역보고서'는 제주 제2공항 대안 제시 전, 제주공항 활주로 이용 개선 여부 등 의견이 담겼지만 비공개 돼 왔다.

제2공항 사업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현 제주공항 확장만으로도 충분히 관광객 수요가 가능하다"며 ADPi 보고서 공개를 요구해왔다. 국토부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오다 "폐기했다"로 입장을 변경하며 논란을 키웠다.

결국 국토부는 지난 10일자로 ADPi 측에서 원문을 다시 받아 제주도정을 통해 공개했다. 영어로 기술됐고 총 53페이지 분량이다. 

원문 해석을 진행한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 등은 그간 주장해 오던 현 제주공항 확충론을 확신했다. "제2공항 사업 추진을 위해 일부러 ADPi 보고서를 은폐한 스모킹 건"이라고 강조했다. 

▲ 제주 제2공항 반대위 등은 국토교통부에 꾸준히 ADPi 보고서 공개를 요청해왔다. '공개 불가' 혹은 '폐기됐다'는 입장을 내세우던 국토부는 5월10일자로 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반대위 등은 국토교통부에 꾸준히 ADPi 보고서 공개를 요청해왔다. '공개 불가' 혹은 '폐기됐다'는 입장을 내세우던 국토부는 5월10일자로 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총 53페이지 분량에 영문이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하 제2공항 반대위 등)은 1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ADPi 보고서에 대한 지역주민, 시민사회 공동 기자 회견>이라는 제목을 달고 진행된 회견은, 문제의 ADPi 보고서 해석과 함께 '각본대로 짜여진 제2공항 사업'이라는 주장이 제시됐다.

제2공항 반대위 등은 "마침내 문제의 ADPi 보고서가 수면 위로 인양됐다"며 "국토부가 가라앉히려던 진실이 떠오른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DPi 보고서 원본을 쉽게 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동안 '없다'와 '폐기했다'로 일관했던 국토부의 변명은 이유가 있었다"며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 명분을 위해 은폐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ADPi 용역 보고서'는 현 제주공항 교차활주로 개선으로 2035년 정점 예측 항공수요가 충족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ADPi 사는 국토부가 제시한 2035년 제주의 항공수요(여객 4560만명, 29.9만회 운항)를 전제로 충족 방안을 검토했다. 

결과는 2035년까지 항공수요 여객 4560만명과 운항회수 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명분이 약해지게 됨을 의미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대안은 현 제주공항 보조활주로 활용이다. 공역, 지상영역, 관제, 계류장 문제 등 권장사항을 이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환경, 사회적 수용력 문제도 언급됐다. 과잉 관광 문제가 불거지는 제주도에서 연간 관광객을 최대 2000만명으로 설정해도, 충분히 수용가능 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 제주공항 확충으로 주변 일대 소음 문제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제2공항 반대위 등은 "남북 활주로 이용시, 항공기 출도착이 바다 방향으로 가게 된다"며 "오히려 소음이 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ADPi 용역보고서'에 기술된 내용들을 언급한 제2공항 반대위 등은, "국토부는 현 공항 개선으로도 최대 용량이 가능하다는 ADPi 권고안을 은폐해 버렸다"며 "이것은 제2공항 건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2공항 반대위 등은 "ADPi 보고서 은폐와 재등장 등은 국토부의 제2공항 부실과 조작, 은폐 의혹을 모두 담은 5조원짜리 블록버스터"라며 "보고서는 어두운 진실의 단면을 낱낱이 밝혀 줄 스모킹 건"이라고 정의내렸다.

▲  ©Newsjeju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ADPi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제2공항 사업은 명분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 홍영철 공동대표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은 기존공항을 활용하는 방안이 바다 매립으로 터미널과 활주로를 만드는 대안만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안은 환경파괴와 과도한 예산 투입으로 적절치 않다고 배제됐다"며 "여러 정황을 보면 국토부나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사업을 정해놓고 짜맞춘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제2공항 반대위 등은 "국토부는 제주도민과 언론을 기만하고, 혼선을 주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은폐한 이유에 대해 명확히 소명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일은 '제주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이하 제2공항 검토위)'와 '제2공항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곳에서도 핵심은 'ADPi 용역보고서'가 될 전망이다.

15일 오전 10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3층에서 열리는 제2공항 검토위는, 국토부가 ADPi보고서를 폐기한 사유와 지시한 이와 시점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사전타당성 용역당시 B/C 분석 여부도 관건이다.

같은날 오후 2시30분은 벤처마루 10층 대회의실에서 '제2공항 토론회'가 열린다. 형식은 국토부 측 3명과 반대위 측 3명이 나서 ADPi 누락 문제, 제주 제2공항 필요성 여부, 항공수요예측 등 공방이 열릴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