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두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 배수로 막고 피켓시위
"누수량, 왕복 2차선 도로 물에 잠길 정도···똥물 그만"
제주상하수도본부, "오폐수나 똥물 아닌 방류수···실시간 확인한다"
"누수는 다음주부터 공사로 보완할 것"

▲ 도두동 주민들이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누수를 '똥물' 내지는 '오폐수'로 규정, 시위를 벌였다. 인근 도로는 물에 잠겨 혼잡을 빚었다 ©Newsjeju
▲ 도두동 주민들이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누수를 '똥물' 내지는 '오폐수'로 규정, 시위를 벌였다. 인근 도로는 물에 잠겨 혼잡을 빚었다 ©Newsjeju

제주시 도두동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이 지역은 도두하수처리장이 들어서 있는데, 평소 이곳에서 배출수 누수로 오폐수가 쏟아져 나온다는 주장이다. 

급기야 마을주민들은 오늘 도두하수처리장 바다방향으로 이어진 배수로를 막아버리고, 시위에 나섰다. 때문에 도로 일대는 물이 고여 차량 통행에 혼선을 빚었다.

21일 도두동 주민들은 오후 4시쯤부터 배수로를 막고, 도로변에서 피켓 시위에 나섰다. 

'환경이 썩고 있다', '생존권 보장', '더 이상은 못살겠다' 등의 피켓을 내건 주민들은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오폐수' 내지는 '똥물'이라고 규정했다. 

현장에서 만난 임승규(63. 남) 도두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하수처리장에서 무단방류되는 불법폐수를 15년 간 참아왔다"며 "이 똥물들은 바다로 흘러내려가고, 악취도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배수로를 막은 이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의지"라며 "제주도정이 합리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 도두동 주민들이 "더 이상 오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낼 수 없다"며 배수로를 막아 버렸다. 이로 인해 왕복 2차선 도로에 물 웅덩이가 생겨 차량들이 진입에 애를 먹었다. ©Newsjeju
▲ 도두동 주민들이 "더 이상 오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낼 수 없다"며 배수로를 막고 시위에 나섰다. 이로 인해 왕복 2차선 도로에 물 웅덩이가 생겼고, 경찰들도 현장에 투입됐다. ©Newsjeju
▲ 피켓 시위에 나선 주민들이 도두하수처리장 벽면에서 누수되는 방류수가 바다로 흘리지 못하게 배수로는 막아버렸다. ©Newsjeju
▲ 피켓 시위에 나선 주민들이 도두하수처리장 벽면에서 누수되는 방류수가 바다로 흘리지 못하게 배수로를 막아버렸다. ©Newsjeju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바다방면으로 향한 도두하수처리장 벽에서는 평소 배출수가 누수돼 흘러나온다. 

흙탕물 빛을 띄는 누수된 물은 악취까지 동반되고, 바다로 흘러내리는 배출수 역시 오폐수로 오염이 심하다. 매번 제주도정 등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다. 한 담당자는 "용천수니 상관없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마을주민은 주장했다.

도두동 주민들의 단체 행동은 도로 일대가 물에 잠기는 현상으로 돌아왔다. 왕복 2차선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서행을 하는 등 혼잡한 풍경이 빚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진화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지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두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입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오폐수' 내지는 '똥물' 지적에 제주도정은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다.

"오폐수가 아닌 방류수"라고 설명한 고윤권 도상하수도본부장은, "매일매일 측정을 하고, 환경부에도 보고되는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고윤권 본부장은 이어 "(문제의 배출수 누수는) 최종 방류관에서 누수가 되는 부분이 있어 기술진단과 실시설계를 했고, 금주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다음주에 공사를 진행해 누수가 되는 부분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자 역시 하수처리된 최종 방류수기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모 담당자는 "누수가 되는 물을 떠서 확인을 해봤다"며 "방수류가 맞고, 흘러내리는 물은 실시간 체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흙탕물 빛깔'이라고 지적한 부분에는, "(아마도) 비가 많이 왔던 날로 추정된다. 비가 오면 방류수 역시 흐려지기 마련"이라고 해명했다.

▲ 피켓 시위에 나선 한 주민이 제공한 사진. 해당 사진은 도두하수처리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방류수다. 해당 주민은 "육안으로 봐도 오폐수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Newsjeju
▲ 피켓 시위에 나선 한 주민이 제공한 사진. 해당 사진은 도두하수처리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방류수로, 해당 주민은 "육안으로 봐도 오폐수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Newsjeju

피켓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방류된 물이라면 바다로 흘러내려갔을 때 문제가 없어야하나 육안으로도 오염된 물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배수로를 막아버리니 도로가 물에 잠기는데, (누수량이 이 정도라면) 이것부터가 말이 되질 않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은 하루 제주시 전체 하수용량 하루 13만 톤을 처리하고 있다. 도정은 9만 톤을 증설하려고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현대화 사업'으로 개편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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