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시민모임, 공사 중단 거듭 촉구
숱한 논란 끝에 재개된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야생동물의 번식기 동안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지난 3월 19일부터 약 2개월간 비자림로에 오두막을 설치하고 공사 과정을 모니터링 해왔다.
시민모임은 "봄이 되면서 동물들의 본격적인 번식기가 시작됐고 비자림로 공사도 같이 시작됐다. 공사 전 도룡뇽 알이 여러 개 발견됐던 천미천은 공사가 시작되며 곧 흙과 돌로 뒤덮여 버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시작하기 전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지만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비자림로 공사 구간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주도는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약속했지만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제대로 된 생태이동통로 개설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벌목돼 폐기될 임목이 2420그루라고 보고했지만 모니터링단이 작년 8월 벌목된 915그루를 포함해 조사한 벌목 나무의 숫자는 3000그루를 넘어선다. 아직 50%~60% 정도 벌목이 진행된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총 벌목될 나무는 5000그루 정도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위의 내용만 보더라도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축소 왜곡된 비자림로 주변 식생 조사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 또 야생동물 번식기까기 공사를 중단하고 비자림로의 멸종 위기 동식물에 대해 정확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