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특수배송비 육지 대비 평균 3903원 더 들어

제주를 포함한 도서지역에 대한 배송비가 타 육지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도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7일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내 특수배송비에 대한 비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평균 배송비는 4599원이었다. 이는 제주와 가장 인접해 있는 육지지역인 완도(770원)와 비교해 6배나 차이나는 수치다.

제주지역은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한 상품 주문 시 특수배송비가 추가돼 배송비용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일단 '섬'이라는 이유로 내륙지역에 비해 배송부담이 가중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도서지역 특수배송비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해 보고자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 명절 기간 제주우편집중국에 쌓여 있는 택배 물량들. ©Newsjeju
▲ 명절 기간 제주우편집중국에 쌓여 있는 택배 물량들. ©Newsjeju

이번 평균 배송비를 산출하기 위해 조사대상에 포함된 품목은 ▲가전제품 ▲생활용품 ▲전자기기 ▲삭품·의약품 ▲가구·침구류 ▲취미용품 ▲의류·섬유용품 ▲화장품 등이다. 특수배송비 비교조사는 제주를 비롯해 연평도와 울릉도, 흑산도, 욕지도, 선유도 등 6곳의 도서지역을 육지지역과 비교해 이뤄졌다.

조사결과에서 제주지역 평균 배송비가 '4599원'으로 계산된 이유는 품목별로 배송비 값이 모두 제각각인 상황에서 배송비가 '0원'인 경우도 평균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만일 제주가 완도읍처럼 육지부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면 평균 배송비가 '770원'에 불과할 것이었으나, 선박이나 항공으로 물품이 배송돼야 하기에 4599원을 지불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제주지역 평균배송비에서 타 지역 배송비를 제하면 '특수배송비(추가배송비나 도선료 등으로 표현됨)'가 3093원으로 산출된다.

제주지역의 특수배송비 '3903원'은 도서지역 6곳 중에서 그나마 가장 낮은 값이다. 선유도는 무려 5129원, 흑산도 5063원, 연평·울릉·욕지도는 5052원이다. 도서지역 6개 평균 특수배송비는 4875원이다.

제주의 특수배송비가 다른 5개 도서지역보다 낮은 건, 오픈마켓의 특수배송비가 제주는 3000원인 반면에 다른 지역은 5000원이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구체적인 배송비를 보면 차이가 심하게 나타난다. 제주에서 전자기기를 구매하면 수도권 지역에 비해 14.5배의 배송비가, 식품·의약품은 9.8배, 생활용품은 7.5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제주 외 타 도서지역과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 커진다.

게다가 동일한 제품을 같은 구간에 구매하더라도 판매자에 따라 특수배송비의 차이도 컸다. 프린터를 구매한다고 하면, A사업자는 6000원의 특수배송비를, B사업자는 3000원, B사업자는 추가배송비를 받지 않았다.

특히 일부 품목에선 제품 판매가격보다 오히려 배송비가 더 높은 제품도 있었다. 여성티셔츠와 네일팁은 각각 평균 가격이 3800원, 7250원인 반면 배송비가 6000원, 8000원이었다.

▲ 품목군별 육지권과 도서지역 간 배송비 차이표. 출처=한국소비자원. ©Newsjeju
▲ 품목군별 육지권과 도서지역 간 배송비 차이표. 출처=한국소비자원. ©Newsjeju

이처럼 제주를 비롯한 도서지역은 육지와 달리 추가배송비(특수배송비)가 일반적으로 붙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구매 단계에서 이를 제대로 안내받고 있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특수배송비를 청구하는 425개 제품의 고지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 상품정보를 제공하는 초기화면에서 특수배송비를 고지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21.9%(93개)나 됐다.

이 경우 상품대금을 결제한 후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개별문의를 통해서야 알 수 있는 경우가 13.4%(57건), 구입대금 결제화면에서야 특수배송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8.5%, 36건)도 있었다. 심지어 결제가 이뤄지고 난 뒤 구매자에게 추가배송비를 입금해야 물품이 발송된다는 문자통보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소셜커머스 업체들 판매 사례에서 다수 발견됐다. 78건의 상품 중 57건에서 구입대금을 결제한 후에야 개별통보됐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물량은 25억 4300만 개로,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이 11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증가추세에 맞춰 택배시장 매출액도 5조 6673억 원의 시장규모를 보였다. 

택배물량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9.6%, 8.7% 증가한 반면, 평균단가는 19원이 감소(0.8%)한 2229원이다. CJ대한통운과 롯데 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우체국이 전체 취급 물량의 89.5%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49.1회이며,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횟수는 92.2회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한 한국소비자원 제주여행소비자권익증진센터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제품이나 판매자에 따라 상이한 택배가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합리적인 청구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봤다.

더군다나 해마다 택배이용횟수가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정부 및 지자체에서 공동물류세터를 운영하거나 도선료를 지원하는 등 도서지역 거주자에 대한 지원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주기적으로 특수배송비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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