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ADPi 보고서 누락 사유가 "제주 실정에 맞지 않아서..." 뒤늦은 변명에
"ADPi가 세계적인 공항 엔지니어링 회사라서 용역 맡긴 게 아니었어?" 꼬집어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제2차 도민 공개토론회가 개최된 29일에도 ADPi 보고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먼저 박찬식 교수는 국토부에게 ADPi 보고서에 대한 T/F팀의 검토 자료를 요청했으나 끝끝내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DPi는 한국의 한국공항공사와 같은 개념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의 엔지니어링 관련 자회사다. 세계 각국의 국제공항의 설계와 건축에 참여한 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대한 제2차 도민 공개토론회가 29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개최됐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대한 제2차 도민 공개토론회가 29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개최됐다. ©Newsjeju

박 교수가 "공항 T/F팀에서 ADPi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했다고는 하는데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검토했다는 게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전진 국토부 사무관은 "2015년 3월에 T/F를 통해 단기확충 방안이 언급됐었고, 여러 회의를 통해 2, 3번째 대안이 탈락하고 1번째 대안을 단기대책으로 채택해 보고한 바 있다. 장기 대책에 대해선 추후에 다시 언급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교수는 "그러니까 그 회의 자료를 요청했던 게 아니냐. 그 자료만 제출해주면 해결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교수는 "ADPi에선 10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시간당 60회도 가능하다고 봤다. 제주공항에선 시간당 53회만 운항되면 항공수요가 충족될 수 있어 60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ADPi에선 60회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국내에선 53회도 안 된다고 한다면 국내 항공업계가 그만큼 무능력하다는 말이 아니냐"면서 "게다가 앞으로 20∼30년 후의 일인데 그걸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 옷 벗어야 할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쏘아댔다.

이제윤 신공항팀장이 "ADPi의 보고서가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은 보고서였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자, 박 교수는 "세계적인 공항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가 무책임하게 그 지역의 실정도 고려하지 않고 연구용역을 했다는 얘기냐"고 맞받아쳤다.

박 교수는 "ADPi가 이상적으로만 제시한 것이라면, 과연 ADPi社가 세계적인 회사라고 할 수 있겠나. 그렇게 판단한다면 왜 그런 곳에 용역을 맡긴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박 교수는 "독일 슈트르가르트 공항도 하나의 활주로로 시간당 53회가 가능한 곳이다. ADPi에서 제시한 2개 활주로도 53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국내 항공기술의 수준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면서 "이건 관제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사진=뉴시스. ©Newsjeju
▲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사진=뉴시스. ©Newsjeju

관제시스템 문제 얘기가 나오자 문상빈 의장은 국토부 측에서 미국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의 예를 들면서 제주와는 환경이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 "거긴 제주공항보다도 면적이 작고 활주로가 2개가 있지만 모두 2300m 정도로 짧은데도 시간당 80회 운항이 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의장은 이제윤 팀장이 "(유도로 확충을)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서도 "관제 개선 노력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재차 반문했다.

문 의장은 "이미 이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는 내용"이라며 "관제탑 기둥이 너무 두꺼워서 관제사들이 항공기들의 이동을 제대로 관측 못해 충돌할 뻔한 일이 있었고, 레이더 내구연한도 지나서 A/S가 안 되는 수준이다. 이 문제가 지적된 이후에도 개선된 게 하나도 없다. 인천국제공항에 비해 제주공항은 그냥 내버려두고만 있는 게 현실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 사무관은 "207억 원을 투입해서 오는 2023년을 목표로 관제탑 시설개선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해명한 뒤 "관제시설이 개선되더라도 국내 전체 공역과 각종 절차 개선 등이 아우러져야만 수용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맞섰다. 이제윤 팀장도 "어느 한 부분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공역을 조정하는 건 제주공항뿐만 아니라 제2공항을 짓건 말건 아무런 관련도 없다"면서 "적어도 ADPi에서 안을 제시했으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 몇 조 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마냥 '한국적 사정'에 의해서 안 될 것이라고 말하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입장이 재차 반복되자 이제윤 팀장은 전문가 타령을 했다. 이 팀장은 "전문가들이 판단해서 내놓은 안이고 그에 따라서 진행되는 것이지 이제와서 보고서만 보고 '될 거다 안 될거다'라고 얘기해선 곤란하다"는 식으로 피해가려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그러니까 ADPi라는 세계적인 전문가 집단에서 내놓은 대안을 국내 전문가들이 어떻게 이를 검토했느냐를 묻고 있는데도 자료를 안 주고 있지 않느냐"고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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