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공사현장서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와 애기뿔쇠똥구리 발견
환경청, 5월29일자로 제주도정에 공문 발송
제주도정, "공사 진행하면서 현장 확인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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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애기뿔 쇠똥구리와 팔색조 등 멸종 위기 생물이 발견됐다는 사유다. 제주도정은 공사를 계속 추진하면서 현장 확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0일 오전 11시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회견은 최근 시민모임이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와 애기뿔쇠똥구리를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팔색조 소리를 비자림로 3구간에서 들었다. 또 28일은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이 현장 방문 확인을 마쳤다. 어제는 비자림로 2구간과 3구간 사이 구역에서 애기뿔쇠똥구리를 발견했다. 이 역시 영산강유역환경청 직원이 확인했다. 

시민모임 등은 이 문제를 지적했다. 문헌에도 나왔던 멸종위기종이 실제로 발견됐으나 <비자림로 도로 건설 공사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는 '서식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됨'이라고 명시됐다는 것이다.

결국 용역을 담당한 업체가 토건세력과 유착해 의도적으로 공사가 추진되게 누락시켰다고 시민모임 등은 주장하고 있다.

▲ 시민모임과 제주녹색당이 5월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이 발견됐음을 알렸다 ©Newsjeju
▲ 시민모임과 제주녹색당이 5월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이 발견됐음을 알렸다 ©Newsjeju

관심사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의 계속 추진여부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측은 어제(29일)자로 제주도정에 '공사 중지' 구문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환경청 관계자는 "공사 도중 예기치 못한 환경파괴나 오염이 발생하면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협의 내용에 따라 조치명령인 '공사중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28일까지 보전이행 조치 계획을 제주도정이 수립해서 제출토록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측은 공사를 중단하지 않은 채 멸종위기종의 현장 확인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비자림로 도로 건설 공사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담당한 업체에 현장 확인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실제로 멸종위기종이 어느 정도 있는지 파악하고, 추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청이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공사는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모임 등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원희룡 도정의 행태가 드러나고 있다"며 "소규모환경평가 용역을 담당한 업체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편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왕복 2차로(대천~송당) 약 2.94㎞ 구간을 왕복 4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주민숙원에 따라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사업을 착공했다. 그러나 벌목과정에서 환경훼손 등 문제가 불거지며 잠시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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