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곶자왈 등 국내서 미기록 식물 5종 발견
국립생물자원관, 종자확보 및 개체증식 추진

제주 곶자왈 지대에서 미기록 식물인 '털들깨'가 발견되자 환경부에서 절멸 방지를 위한 종자확보 및 개체 증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식물다양성 조사 연구를 통해 제주 곶자왈 등 우리나라 특이생육지에서 털들깨 등 미기록 식물 5종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정부혁신 과제인 국민참여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생물 준분류학자 및 동호회 단체들과 특이생육지를 대상으로 '준분류학자와 함께 하는 식물다양성 조사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이생육지는 지형 및 지질적인 특징이 다른 지역과 달라 특이한 생태계를 보이는 곳으로 강원도 석회암 지대, 제주도 곶자왈 지대, 경상도 퇴적암 지대, 서남해 섬지역 등을 말한다.

이번에 발견된 미기록 식물 5종은 지금까지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진 2종(털들깨, 넓은잎대가래)과 중국 고유종으로 알려진 2종(네잎주걱비름, 여름개밀)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머지 1종(섬쇠무릎)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 넓게 분포한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꿀풀과에 속한 털들깨는 제주도 곶자왈 지대에서, 가래과에 속한 넓은잎대가래는 강원도 석회암 지대(영월군)의 작은 하천에서, 돌나물과에 속한 네잎주걱비름과 벼과에 속한 여름개밀은 서남해 섬지역(신안군)과 경상도 퇴적암 지대(의령군)에서 각각 발견됐다.

네잎주걱비름은 중국의 안후이성(安徽省)의 황산(黃山)과 구화산(九華山) 일대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식물로서 중국 자생지와 수백 km 떨어진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식물지리학적으로도 특이한 경우다.

쇠무릎비름과에 속한 섬쇠무릎(Achyranthes bidentata)은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지역 민가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미기록 식물 중 일부는 관상용, 식용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생물자원으로 판단된다.

▲ 제주 곶자왈 지대에서 발견된 털들깨. ©Newsjeju
▲ 제주 곶자왈 지대에서 발견된 털들깨. ©Newsjeju

특히 제주 곶자왈 지대에서 발견된 털들깨는 우리나라의 주요 식용작물인 들깨의 품종개량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일본 고유종인 털들깨는 들깨에 비해 줄기와 잎에 털이 많으며 잎의 밑부분이 얕은 심장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꽃은 9~10월에 연한 적자색으로 피고 열매는 10~11월에 익는다.

이번 미기록 식물들의 대부분은 자생지가 제한적이고 개체수가 매우 적어서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한 상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들 종이 우리나라 자생생물로 국제 학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학술지에 올해 하반기까지 논문을 투고하고, 절멸 방지를 위해 종자확보 및 개체 증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동호회 단체인 준분류학자와 함께 새로운 식물을 발굴하는 것은 국가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올해부터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식물다양성 연구에서도 준분류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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